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아프가니스탄까지 확대 추진
아프가니스탄 발판으로 이란 등 중동 본격 진출 노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아프가니스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 찬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제 협력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려는 사업이다.
SCMP에 따르면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타리크 샤 바라미 아프가니스탄 국방장관대리와 만나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며, 군사 교류와 반테러 협력을 강화해 지역 안보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6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만나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을 아프가니스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이 2015년 4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합의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은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 항까지 3천㎞에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570억 달러(약 61조원)에 달하는 이 사업에 아프가니스탄이 참여하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에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면 이 나라와 맞닿은 이란으로도 진출할 수 있게 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동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의 정세가 안정되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중국의 서부 지역인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등에서 득세할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수십 년간 서로 이 지역의 정세 불안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면서 적대적인 관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도 정세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더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철수하려고 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지역의 주둔군을 적극적으로 늘리려고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장사회과학원 중앙아시아연구소의 판지핑 소장은 "중국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갈등을 중재해 지역 안보를 확보하려고 하겠지만,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두 나라가 얼마나 진지하게 화해에 나설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