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년인터뷰]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코스피, 상승률 작년보다 낮아 2,800 어려워
성장주 지고 가치주 시대…액티브펀드 두각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가치투자'의 대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3일 "코스피가 올해 완만한 상승세로 작년 고점을 넘어설 것이나 수익률은 작년만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이 올해 코스피 전망치로 2,800∼3,000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근거로 보면 올해 코스피는 작년에 세운 고점을 넘어서더라도 2,80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피가 작년에 22% 정도 수익률을 낸 것은 기업 이익 증가율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주가가 오르는데, 올해 기업 이익은 5∼10% 늘어나는 데 그쳐 코스피 상승률 역시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 주도주인 정보기술(IT)주는 작년에 글로벌 호황으로 강세를 펼쳤으나 올해 하반기 이후 중국 투자로 반도체 공급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 주가는 상반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주식투자 환경은 작년보다 못하지만, 여전히 우호적이어서 다양한 자산 중에서 주식투자 성과가 가장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는 올해 완만한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 기업 수익의 대부분이 IT에서 나온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시장 전반적으로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이익 대비 아직 10배 내외에 불과해 투자하기에 부담 없는 수준"이라며 "IT와 바이오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주가가 장기간 횡보해 그동안 쌓은 자본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고 금리는 인상기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낮아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정부도 부동산시장을 잡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서 특히 대주주의 횡령이나 배임, 내부자거래와 같은 전횡을 막고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소액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정책을 펴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는 지원정책을 추진하면서, 코스닥시장 역시 특정 업종이 아닌 시장 전반적으로 기업 투자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허 사장은 또 증시에선 성장주가 저물고 '가치주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올해 기준금리는 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가 낮을 때 주목을 받은 IT와 바이오 등 성장주가 오르기 어렵고 전통적으로 가치주가 오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T와 바이오주 쏠림현상이 완화하고 다수 기업의 가치평가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므로 작년처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패시브) 펀드보다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 주식을 130만∼150만원 수준에 사들여 현재까지 처분 계획은 없다고 전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우량주를 가져가야 한다"며 올해 산업재와 내수 소비재가 투자 유망하다고 제시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설정액 기준으로 작년 말 현재 5조2천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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