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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人] "제 모습 찾은 가리왕산, 평창올림픽 진짜 유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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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人] "제 모습 찾은 가리왕산, 평창올림픽 진짜 유산이죠"
김수미 주무관, 알파인 경기장으로 훼손된 정선군 생태 복원 앞장
"산림 회복도 올림픽만큼 온 국민이 관심 두기를"…정부 지원 절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년 간의 공사로 훼손한 가리왕산이 다시 제 모습을 찾는 데는 50년이 걸립니다. 초록으로 오롯이 되돌아온 산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진짜 유산이 될 것입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2014년 5월에 공사를 시작했지만, 환경훼손을 염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로 한동안 건설에 애를 먹었다.
스키장이 들어서는 가리왕산이 산마늘, 노랑무늬 붓꽃을 비롯한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등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까닭이다.
이에 정부는 생태복원추진단을 꾸려 복원계획을 정하고 환경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복원의 최일선에서 김수미 강원도청 올림픽운영국 설상시설과 주무관이 뛰고 있다.
김 주무관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은 어떤 식으로든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올림픽 이후를 준비하는 팀으로 자연 훼손을 최대한 줄이는데 우선을 둔다"고 말했다.


활강, 대회전 등으로 구성된 알파인 경기는 남녀 경기장을 따로 짓기로 계획됐었다.
이 경우 가리왕산 중봉(1천420m)에는 남자 코스, 하봉(1천370m)에 여자 코스가 마련돼 넓은 면적 피해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김 주무관은 이를 통합하고 출발지점도 중봉에서 하봉으로 낮췄다.
이 조치로 산림 훼손 면적이 중봉을 포함해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 곳곳에 세우는 조명탑도 개수를 꼭 필요한 만큼으로 줄였다.
조명탑을 세울 경우 땅 밑으로 배선이 깔리고, 발전기도 세우는 만큼 환경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30년 치 기상데이터를 모두 분석해 활강 코스에서 조명을 쓸 확률이 희박하다고 결론짓고, 회전 코스에만 조명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이외에도 스타트하우스 등 건물도 임시 시설로 짓는 등 모든 건설을 가리왕산 복원을 위한 길로 맞춰 나갔다.
환경오염 저감시설 운영 여부, 폐기물 관리, 소음 및 비산먼지 발생 등 공사과정에서 소홀할 수 있는 부분들도 현장에서 지도하고 있다.
모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남녀 코스를 통합하는 것부터 조명탑을 줄이는 것까지 국제스키연맹에서 선수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밀한 조사를 근거로 '환경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김 주무관의 설득에 가리왕산은 더 이상의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또 공사과정에서 노선이 바뀌면 이에 따라 환경보전방안을 수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몇몇 공사 관계자들은 올림픽 개막 전 모든 시설을 준공해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김 주무관의 지도를 못마땅히 여기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바쁜 일정 속에 우리를 귀찮아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시공사, 감리단 모두 '환경올림픽'에 공감해 도와주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대회지원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림픽 경기 후 슬로프는 산림으로 복구·복원하고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가리왕산은 실시 설계·시설물 철거·지형 복원·물길 복원·식생 복원·서식지 복원·복원과정 모니터링 순서를 거쳐 제 모습을 되찾는다.
총 사업비는 400억원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도비 약 10억원만 마련된 상황이다.
산림청과 환경부, 문체부에 신청한 2018년 국비 예산 136억원은 모두 삭감됐다.
정부 지원 없이 강원도의 힘으로 복원을 추진한다면 실효성 및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
김 주무관은 "올림픽을 위해 희생된 가리왕산을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더불어 예산이 필요하다"며 "복원계획을 완벽히 수립해도 돈이 없으면 모두 헛수고"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가리왕산 복원'을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져다줄 최고의 유산으로 꼽았다.
올림픽을 위해 치른 환경훼손, 그리고 온전히 복원하는 데 쓰인 노력이 모두 교훈으로 남아 산림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처음 가리왕산이 경기장으로 쓰일 수 있도록 국회, 정부 등 모두가 나섰던 것처럼 그 회복에서도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 주무관은 "태안 기름 유출 때처럼 가리왕산도 온 국민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복원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마지막 바람을 전했다.
yang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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