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명의 시 300편 집대성 '새는 산과 바다를 이끌고'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지난 50년간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작가 윤후명의 시를 집대성한 책 '새는 산과 바다를 이끌고'(은행나무)가 출간됐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윤후명은 시와 소설 양쪽에서 나름의 확고한 세계를 구축하며 꾸준히 작품을 내왔다.
이번 시 전집에는 첫 시집 '명궁'(1975)에서부터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1992), '쇠물닭의 책'(2012), '강릉 별빛'(2017)까지 네 권의 시집에 수록된 시들과 아직 시집으로 묶이지 않은 '대관령' 연작을 포함해 총 303편의 시가 담겼다.
작가는 이번 시 전집을 준비하며 전체 수록작 한 편 한 편을 일일 손보았다고 한다. 요즘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기존의 한자를 대폭 수정하거나 줄였다. 시집 발표 순으로 꾸려진 각 부의 말미에는 문학평론가 김종철, 이숭원의 해설과 창작 당시 시인이 쓴 '시인의 말'도 함께 실렸다.
"그대의 분홍빛 살 같은 밤/금(琴)을 켜는 자/외홀로 뒤꼍에 살아남아/축축이 젖어가는가/애를 끊고 끊어/달빛의 긴 몸에 널어놓으며/지겹게 길게 살아계신가" ('이별가' 전문)
"먼 길을 가야만 한다/말하자면 어젯밤에도/은하수를 건너온 것이다/갈 길은 늘 아득하다/몸에 별똥별을 맞으며 우주를 건너야 한다/그게 사랑이다/언젠가 사라질 때까지/그게 사랑이다" ('사랑의 길' 전문)
412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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