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차례 방화·훼손 수난받은 '예블레 염소' 올해는 무사
스웨덴, 짚으로 대형 염소 만들어 크리스마스 축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1966년 이후 30여 차례 화염에 휩싸이거나 훼손되는 등 수난을 겪었던, 스웨덴 중부 도시 예블레의 짚으로 만든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염소가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서 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산타클로스의 '존재'가 스웨덴에서 인정받기 전 스웨덴 사람들은 성 니콜라스가 염소의 도움을 받아 선물을 전달한다고 생각해왔으며 예블레에서는 지난 1966년부터 해마다 짚으로 만든 대형 염소를 만들어 크리스마스를 축하해왔다.
이번 행사 관계자는 언론인터뷰에서 "예블레 염소가 지금까지는 잘 있다. 예블레시와 전세계의 예블레 염소 팬들에게는 대단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올해는 예블레 염소에 대한 어떤 방화기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예블레 염소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염소 주변의 펜스를 이중으로 설치하고 예전보다 더 높게 설치했다.
그동안 예블레 염소는 30여 차례에 걸쳐서 방화나 기물파괴범들의 주된 공격대상이 돼서 정작 크리스마스날에는 불에 타거나 훼손된 예블레 염소를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 1976년엔 차량 한 대가 예블레 염소에 돌진해 뒷다리가 부러지면서 무너졌고, 2001년엔 미국인 관광객이 방화를 했으며, 2005년엔 쿠키맨과 산타클로스로 변장한 기물파괴범들이 불화살을 쏘은 적도 있고, 2010년엔 헬기를 동원해 예블레 염소를 스톡홀름으로 옮겨가려던 음모가 적발되기도 했다.
작년의 경우 예블레 염소가 설치된 지 몇 시간 만에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예블레 염소가 크리스마스까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 가장 최근은 지난 2014년이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주최측은 예블레 염소가 무사하게 남아 있게 된다면 내년 1월 2일 해체할 예정이다.
한편, 예블레 염소는 지난 1985년 세계에서 가장 큰 짚으로 만든 염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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