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와 美 수출 조절 필요성 논의…산업부 "쉽지 않은 게임"(종합)
<YNAPHOTO path='C0A8CA3C0000015D107E1F8E0006A100_P2.jpeg' id='PCM20170705004918044' title='미국, 수입산 철강 조사. 관세 부과 (PG)' caption='[제작 최자윤]' />
지난 21일 민관 합동 워크숍서 232조 조사 대응방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철강업계 및 통상 전문가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대응을 모색한 자리에서 업계가 미국 수출 물량을 조절하는 방안이 전략 중 하나로 논의됐다.
업계가 먼저 수출을 스스로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면 미국의 더 강화된 수입규제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부는 지난 21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와 '철강 수입규제 민관 합동 워크숍'을 개최하고 한국산 철강에 대한 각국의 수입규제 강화 추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철강 수입에 따른 자국 안보 영향을 평가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등을 거론하면서 업계가 대미 수출 물량을 조절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고려해 업계가 대미 수출 목표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성을 거론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산업부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미국이 워낙 강하게 보호무역 장벽을 치고 있으니 업계도 앞으로 그런 것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으로 당선된 정부가 아니냐. 우리에게 쉽지 않은 게임이며 그런 트럼프 정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업계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수출 조절 필요성이 언급된 것은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미 수출이 늘면 미국이 더 강한 규제를 시행할 수 있어서다.
산업부와 업계는 올해 대미 철강 수출이 작년(374만t)보다 약간 감소한 350만t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연이은 '관세 폭탄'으로 수출 물량은 줄었지만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출 금액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수요가 증가한 유정용강관(OCTG)의 수출 물량과 가격이 올라갔다.
OCTG는 다른 철강제보다 중국산 열연강판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서 미국에는 한국 철강업계가 중국산 철강을 우회 덤핑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 때문에 워크숍에서는 중국산 철강 수입을 줄이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특히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무역확장법(232조) 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내년 초까지 조사 결과를 백악관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사 결과에 따라 긴급관세나 수량 제한, 수출 자율규제, 반덤핑·상계관세 직권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결과 발표 이후 실질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하기 전 한국 등 해당국 정부와 협상할 것이라는 게 산업부 관측이다.
이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면 우리도 미국의 철강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생각이다.
산업부는 232조 조사 결과 한국산 철강에 대한 부당한 수입규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232조 조사에 대한 제소는 아직 법리 검토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작년과 올해 OCTG 등에 부과한 반덤핑·상계관세에 대한 실무 검토는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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