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북한과 고위급 접촉 유지 노력…북-미 협상해야"
"북 핵보유국 지위 용납 않을 것…대북 최대 압박도 지지 못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북한과 고위급 접촉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제안한 '로드맵'(단계적 문제 해결 구상) 이행 문제 협의를 위한 북한과의 채널이 구축돼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며 "파트너들(미국과 북한)에게 협상을 통해 구체적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북한과의 접촉을 중단해선 안 되고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북한은 물론 미국과 그 동맹국들도 위기를 부를 수 있는 행보를 자제하고 협상 과정을 가동해야 한다고 확신한다"면서 "러시아는 다방면으로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불가', '과도한 대북 제재 반대'라는 러시아의 양비론적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려는 것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으며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방향으로 북한이 취하는 행보는 국제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현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아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우리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통해 전면적 경제·정치 봉쇄로 해석되는 최대한의 압박을 북한에 가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한 계획 이행이 실질적 인도주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란 점을 (주창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저지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지속해서 지지해오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과도한 대북 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핵시설 제거를 위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등 한반도 분쟁의 군사적 해결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단계적 해결 구상을 담은 로드맵을 중국과 함께 제안하고 이의 이행을 관련국들에 촉구하고 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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