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남은날 책무 다할 것…다음 시대로의 계승 준비"
"고마신사 참배서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 생각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2019년 퇴위를 앞둔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남은 날들,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면서 다음 시대로의 계승을 위한 준비를 관계되는 사람들과 함께 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84세 생일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1년 4개월가량 남은 재위 기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8월 중도 퇴위 의향을 밝힌 아키히토 일왕은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에 아들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회견에서 "나의 양위(퇴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여러 입장에서 생각해 노력해 준 것을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국회에서 중도 퇴위와 관련한 특례법이 통과한 이후 일왕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호우 피해를 봤던 후쿠오카(福岡), 오이타(大分) 현을 지난 10월 방문한 데 대해 "재해를 겪은 사람들이 깊은 슬픔 속에서 모두 협력하고 열심히 복구에 임하는 것을 마음 든든하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2015년 가고시마(鹿兒島) 현 남쪽의 화산섬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 분화 피해를 본 주민을 지난 11월 만난 것과 관련해선 "불행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서로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을 깊이 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9월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사이타마(埼玉) 현의 고마(高麗·'고구려'라는 뜻) 신사를 참배한 사실도 거론하며 "1천300년 전 고구려의 도래인(渡來人)이 이곳에 살며 지어진 신사"라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큰손녀 마코(眞子·25) 공주가 회사원과 약혼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선 "매우 기쁘고 2명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일왕 퇴위 및 즉위 준비 비용으로 35억6천만엔(약 339억원)이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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