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상권 취하 강정마을 신임 회장에 강희봉씨 선출
"어깨 무겁다…행복·희망 넘치는 마을 만들 것"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정부가 구상권 청구를 취하한 강정마을에 신임 회장이 선출돼 공동체 회복의 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반대운동을 이끌던 기존 회장들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이 신임 회장으로 뽑히면서 강정마을에 새로운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정마을회는 22일 오후 7시께 마을 의례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강희봉(53)씨를 신임 강정마을회장으로 선출했다.
'2018∼2019년도 강정마을 임원선출' 안건이 오른 임시총회에는 1천여 명의 마을 주민 중 556명이 참석, 마을회 임원선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2013년 마을회장 선거에서는 176명이, 2015년에는 418명이 참여했었다.
강정마을회 임원선거에는 기호 1번 고권일(54) 현직 부회장과 기호 2번 고학수(55)씨, 기호 3번 강희봉씨 등 주민 3명이 마을회장 후보로 출마했다.
투표 결과 309표를 획득한 강 후보가 153표를 얻은 고권일 후보를 누르고 회장으로 선출됐다.
수년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이끌어온 조경철(57) 회장과 고권일 부회장은 올해까지 임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임원진에 직을 넘겨주게 됐다.
강 후보는 새로 선출된 마을 부회장, 감사와 함께 내년부터 2년간 강정마을회장 직을 수행하게 된다.
그는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겁다"며 "강정 주민이 화합해 항상 웃음이 넘치고 행복과 희망이 있는 활기찬 마을로 반드시 만들어놓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선 정견발표에서 강정 주민의 명예회복, 더 이상의 군사기지 차단, 투명한 마을 운영 등을 약속했다.
강정마을은 2007년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된 이후 10년 넘게 건설 찬성과 반대쪽으로 갈라져 갈등이 깊어졌다.
해군은 해군기지 준공 후 강정마을회와 강정 주민을 포함한 5개 단체와 116명의 개인에게 기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 손실금 34억4천8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정부는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구상권 소송 철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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