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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늑장 제설작업에 비난 '봇물'
"20분 거리 3시간 걸려", 고교생 수십명 5시간 고립되기도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하지만, 고양시의 제설작업은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20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경기도 고양지역에는 10㎝의 눈이 내렸지만, 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때 안돼 운전자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1일 고양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시의 늑장 제설작업과 안일한 교통대책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고양지역에는 오후 3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시는 곧바로 15t짜리 제설차 68대와 굴삭기 9대 등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였다.
오후 4시가 넘어서는 눈발이 더 굵어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40분 파주시와 의정부시, 양주시, 고양시, 포천시, 동두천시, 김포시, 연천군과 충남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어 퇴근 시간이 맞물리면서 고양 시내 주요 도로와 간선도로에는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고양동에 거주하는 시민 이 모(32) 씨는 "어제 내유초등학교와 두포천, 고양외고, 필리핀 참전비를 지나 벽제까지 이어지는 통일로에 평소 20분이던 퇴근이 3시간 넘게 걸렸다"면서 "경찰에 신고해도 제설차가 곧 나갈 거라고만 하고, 꼬리물기에 크고 작은 충돌 사고에도 교통경찰은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이어 "폭설에 고양시가 재난문자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보냈다는데 받은 적이 없다"면서 "3시간 동안 통일로에 갇혀있는 동안 단 한 대의 제설차와 한 명의 교통 경찰관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10시께에는 고양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학생 30∼40명이 5시간가량 산길에 고립됐다.
여학생 한 명은 버스 안에 장시간 고립돼 있으면서 평소 앓고 있던 천식이 악화해 119 응급차로 긴급 후송됐다.
시 홈페이지에는 "며칠 전 5cm의 눈이 왔을 때도 시가 제설작업에 손 놓고 있더니만….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 최성 시장은 엉뚱한 데서 생색내지 말고 제설대책이나 똑바로 하세요. 고작 이 정도 눈에 속 터집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고양 이케아까지는 25분 걸렸는데, 이케아부터 식사동까지 3시간 걸렸습니다"라며 고양시의 제설작업을 비난하는 글 60여 개가 올라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종 제설 장비를 동원했지만,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리고 퇴근 시간이 맞물려 제설작업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내일 관계기관과 대응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연다. 이달 말까지 도로변에 제설함 50여 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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