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서 30대 남성 실종 100여일…초동수사 부실 '논란'
3달 지나 본격수사…가족 "경찰이 증거 함부로 버려 언쟁"
(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최재훈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30대 남성이 갑자기 사라져 경찰이 수사 중이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100일이 넘도록 수사의 진전이 없자 실종자 가족은 초동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1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남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이모(39)씨가 실종됐다며 이씨의 아버지가 지난 9월 9일 신고했다.
이씨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것은 앞서 지난 8월 31일이다. 이씨가 카센터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오는 모습이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이 카센터는 이씨가 알고 지내던 동생 A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씨는 이곳에서 수입차 수리 같은 일을 도왔다.
다만 CCTV에는 이씨가 카센터에 들어오는 모습만 찍혔고, 나가는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6시 45분께 이씨의 고모가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씨와 대화를 나누다가 대화가 끊기자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이씨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으며 위치 확인도 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목격자인 셈인 A씨는 경찰에 "다음날인 9월 1일 오후 2~3시쯤 (이씨가) 바다가 보고 싶다며 다코타 차량을 몰고 나갔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경찰은 A씨 진술에 따라 다코타 차량을 추적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경찰은 현장수색을 했음에도 차량을 찾지 못했다고 보고했지만, 정작 이 차량은 이씨가 실종된 지 50여일 지나 근처에서 발견됐다. 카센터에서 불과 약 100m 떨어진 곳에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카센터에 원래 설치돼 있던 CCTV도 8월 중순께 제거돼 이씨의 종적을 추적할 만한 다른 증거는 없다.
카센터 내 CCTV를 없앤 이유에 대해 A씨는 "이전에 친구들과 카센터에서 대마를 한 적이 있어서 그걸 감추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씨가 갑자기 스스로 자취를 감출 만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범죄 피해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경찰 수사는 더뎠다.
이씨는 아내와 이혼한 뒤 아내가 키우는 어린 두 자녀에게 꼬박꼬박 양육비도 보냈다.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가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자 2주 전인 이달 7일부터 강력사건으로 전환하고 수사 중이다.
이씨의 아버지는 연합뉴스에 "다코타 차 아래에 담배케이스가 떨어져 있었는데 수사관이 버리려고 하는 모습을 내가 보고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면서 "작은 증거 하나도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만약 내 아들이 살해당하기라도 했다면 100일이 넘게 지나는 동안 증거가 다 없어졌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서 "언론에서라도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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