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안철수 결단에 "통합은 시간문제…속도 올려야"
"국민의당 의원들 반응 '변수'…지켜보자"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은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밝힌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 전(全)당원 투표제 실시 방침'을 사실상 '통합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당 의원총회 결과 등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바른정당 의원 대다수는 안 대표가 '결단'을 내린 만큼 당대 당 통합은 시간 문제로 여기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은 앞서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데 전원이 합의한 바 있다.
김세연 원내대표 권한대행 겸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진로만을 놓고 보면 국민의당과 통합하는 게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다가 (아예) 국민의당과 통합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며 "안 대표가 결심한 만큼 우리도 그에 맞춰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말까지 전당원 투표제를 실시한 뒤 내년 1월부터 구체적인 통합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만큼 바른정당으로서도 관련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당원 투표는 물론 국민의당내 향후 통합 논의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며 당분간 '대기 모드'를 이어가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안 대표는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만 당 대 당 통합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국민의당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 살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민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부 의견이 어떻게 모이는지, 통합 찬반에 진통을 겪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방향을 잡는지, 지켜보고 말씀드리겠다"며 신중론을 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일부 원외 위원장들이 유 대표에게 "국민의당과의 통합 속도를 올리라"며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가 전당원 투표에서 '승리'를 거두고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는다면 바른정당이 '폭탄'처럼 떠안고 있던 자유한국당으로의 추가 탈당 불씨는 점차 사그라들 전망이다.
이미 의원 전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합의한 데다, 안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당이 통합의 속도를 내자 한국당과의 선(先) 통합을 주장하던 일부 의원들도 최근 들어서는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먼저 '중도 통합'의 손을 내미는 쪽과 함께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창해 온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나와서 급물살을 탄 것일 뿐 애초 국민의당이냐 한국당이냐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당이 살려면 가치를 함께하는 세력과 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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