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北이 도발하면 억제 위한 한미연합훈련 안할 수 없어"
"북한, 내년에 협상에 중점 둘 가능성…도발 계속 가능성도 상존"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0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문제와 관련, 연기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 특강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을 하면 이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을 (예년과 같은 시기에)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그런 상황이 된다면 동계올림픽과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저희가 슬기롭게 (상황을)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이 어떤 때보다 긴장이 고조됐던 한 해였다"면서 "내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혹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일단 조심스럽지만, 내년에 북한은 협상 측면에 중점을 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면서도 "북한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미사일 시험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핵실험 등을 계속할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 내년이 어떤 해보다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한테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어쩌면 올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더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고 북핵 문제가 좋은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 북한 경제가 과거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강화된 대북제재로 상당히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수출의 90%가 제재로 인해 막히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핵 개발을 생존 차원의 문제로 생각하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이 어려움 때문에 핵 개발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현실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눈여겨볼 것은 북한에서 시장의 역할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것"이라며 "시간을 가면서 제재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장마당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일반 주민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텐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떤 선택할 것인가가 주목해서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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