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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부패 스캔들 31개국에 파급, 유럽으로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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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부패 스캔들 31개국에 파급, 유럽으로도 확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남미 대륙을 뒤흔들고 있는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권력형 부패 스캔들이 수십개국이 관련된 국제적인 스캔들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 회사가 각국 지도자에게 33억 달러(약 3조6천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뿌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대통령 경험자가 기소되고 페루에서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이 이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탄핵결의안이 15일 국회에 제출되는 등 각국 사법당국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브라질 유력지 '폴랴'는 15일자 온라인판에서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 31개 국가와 지역 검찰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바 자투는 브라질 사법 당국이 2014년 3월부터 벌이고 있는 대규모 부패수사다. 브라질 국내 정치가를 비롯, 이미 100명 이상이 유죄판결을 받은 브라질 사상 최악의 부패수사로 꼽힌다.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거래하는 업체들이 계약액을 부당하게 부풀려 본래 계약액과의 차액을 정치인 등에게 뇌물로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페트로브라스의 거래처인 오데브레시사를 중심으로한 부패구도가 밝혀졌다. 오데브레시사가 국내와 해외에서 사업을 따내기 위해 미국과 스위스의 은행계좌와 가공의 업자 등을 이용해 각국 정치인과 관리들에게 뇌물을 뿌린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
오데브레시사는 전 최고경영자(CEO)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작년 12월 중남미 10개국과 아프리카 앙골라, 모잠비크 등 12개 국가에 모두 10억 달러(약 1조892억 원)의 뇌물을 건넨 사실을 시인했다.


브라질에서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공공공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은 재판을 받고 있고 테메르 대통령도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페루에서는 지난 7월 오얀타 우말라 전 대통령이 대선때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쿠친스키 대통령도 작년 대선 때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는 별도로 오데브레시사는 쿠친스키가 운영하는 회사에 2004-2007년 컨설팅료로 78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쿠친스키는 경제·재무장관과 총리를 맡고 있었다. 그는 오데브레시사와의 관계를 부인했으나 야당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탄핵결의안을 제출했다. 페루 의회는 탄핵결의안을 21일 표결할 예정이다. 페루 의회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당수를 맡고 있는 야당이 다수의석을 점하고 있어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게이코 당수도 대선과 관련,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가 부상하고 있으며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에서도 지도자들의 부패연루 혐의가 보도되고 있다.


폴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부패 스캔들의 무대는 유럽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오데브레시사가 관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석유설비판매회사가 설비공급계약을 둘러싸고 이 회사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세계 31개 국가와 지역의 수사 당국이 브라질 사법당국에 협력을 요청하고 사실관계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데브레시사는 마이니치의 취재에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면서 "앞으로는 어떤 부패도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부패청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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