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 자국 대사관을 열겠다고 1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중동 이슬람권 지도자 중 하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동예루살렘은 점령됐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가 갈 수도 없고 대사관을 열 수도 없다"면서도 "신의 뜻대로 터키가 공식적으로 대사관을 그곳에 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는 않은 만큼 미국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해 이슬람 지도국으로서 위치를 부각하기 위한 상징적 선언으로 보인다.
터키는 2010년 팔레스타인 구호선이 이스라엘에 공격받아 자국민이 숨진 이후 국교를 단절했다가 지난해 정상화했다.
현재 예루살렘에는 터키 총영사관이 있고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발상에서 시온주의(이스라엘)와 복음주의(미국)식 논리와 사고방식의 낌새가 보인다"며 "유대인은 무슬림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전용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시온주의 작전을 더는 시도하지 말라"면서 "더 나아간다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3일 이스탄불에서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 회의를 긴급 소집해 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내용의 공동 선언이 채택되도록 주도했다.
회원국 대부분이 국가의 정상 또는 고위급 인사를 보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참석을 이유로 정상이 참석하지 않고 외무부 국장급 인사를 대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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