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관광무역적자 120억 달러…외국인들 오게 해야"
1330 관광콜센터 찾아 "동남아어·러시아어 요원 확충하라"
"미중일 편중 리스크…뼈저린 경험 교훈으로 삼아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아마도 올해 관광무역적자가 120억 불로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 같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가서는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1330 관광콜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1330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관광통역 안내전화로, 지난해 26만2천여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 총리는 "가장 고질적인 무역적자 산업이 교육과 관광이다. 교육은 가서 배우면 나중에 돌아와서 쓰기라도 하지만 관광은 그냥 돈 쓰고,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관광 무역적자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우리 국민이 많이 외국에 나가는 것을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 되지만, 그만큼 (우리도) 국내에 외국인이 오게 해야 할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에 있기에 무역적자의 완화를 내년에 이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상당 기간 이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동계올림픽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으니까 (관광) 무역에서 흑자를 내자고까지는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지금같이 적자가 마냥 확대되는 그런 흐름은 이제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대국과 관광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나라의 차이는 한 번 방문했던 사람이 다시 오고 싶어 하느냐 여부"라며 "대체로 보면 일본이 60%대, 한국이 30%대다. 이건 굉장히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한국 방문객에게 어떤 인상과 기억을 안겨드릴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특히 1330 콜센터에 동남아어와 러시아어 요원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1330 콜센터는 현재 30여 명이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내년 1월부터는 베트남어·말레이시아어·태국어·러시아어 서비스가 추가된다.
이 총리는 "우리의 신북방정책이라고 하는 것과 신남방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쪽을 염두에 두는지는 잘 아실 것이다. 신북방은 러시아고, 신남방은 동남아다. 간단히 말하면 그런 것하고 서로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신북방정책·신남방정책을 발표하셨는데 외교 다변화·경협 다변화가 바로 그 이야기"라며 "이제까지 우리가 미국·중국·일본 여기에 굉장히 편중되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리스크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몇 개월에서 1년 남짓 뼈저린 경험을 했다. 이런 걸 우리가 교훈 삼는다면 다변화가 얼마나 긴요한 과제인가 알 수 있을 것 아니냐"면서 "그 점에서 최대한 빨리 언어 요원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 총리는 "동남아권 사람들에게는 눈이나 얼음을 보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경험일 수 있다"며 "러시아가 국가 자격으로는 참가를 못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하겠다고 했기에 꽤 많은 선수나 팬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신흥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나라들은 소비성향이나 관광이 급속히 늘어난다"며 "신흥국가와 관계를 먼저 맺는 것, 그리고 그분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 등 기반을 갖추는 것이 굉장히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1330 관광콜센터와 서울 중구에 있는 관광공사 서울센터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평창올림픽 경기안내와 숙박업소·음식점 정보제공, 교통정보 안내, 관광불편신고 등이 1330 콜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콜센터에 이어 관광공사 서울센터를 방문한 이 총리는 관광체험존과 한식체험관, 동계올림픽 VR(가상현실) 체험존 등을 둘러보며 점검했다.
이 총리는 18일 오후에는 제1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어 '관광진흥 기본계획'과 '평창 관광올림픽 추진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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