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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대러제재로 때린만큼 맞았다…독일이 가장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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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대러제재로 때린만큼 맞았다…독일이 가장 큰 손실"
독일 IFW 분석…"제재 따른 서방 수출손실액 40% 독일 몫"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가하는 각종 제재로 러시아뿐 아니라 서방 국가들 역시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의 경제연구소 IFW는 이날 서방 국가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따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익 손실액이 2014년 초부터 2015년 말 사이 500억 달러(약 54조4천100억원) 규모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는 같은 기간 서방의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수익 손실액 650억 달러(약 70조7천330억원)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서방이 기록한 이들 수출액 손실의 최소 90%는 EU 회원국에서 나온 것이며, 특히 EU의 경제강국인 독일이 가장 큰 손실을 떠안고 있다.
유럽 경제학자인 줄리언 힌츠, 마티외 크로제는 "독일이 서방 손실의 거의 40%를 차지한다"며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지닌 다른 국가들은 훨씬 더 적은 악영향을 받았다"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보복조치로 러시아의 유럽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를 차단하는 등 금융, 방위, 에너지 등 부문에서 각종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
WP는 그러나 대러 제재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오랫동안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러시아와 밀접한 협력관계에 있던 독일에 딜레마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과거 공산주의 동독 지도부는 독일 통일 전까지 구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아직도 독일 동부 지역에는 러시아 출신 독일인들이 상당수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으로 원내에 진입한 친(親)러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주요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도 독일은 러시아의 가스 수출에 굉장히 의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독일의 이전 지도자들은 그들 자신을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정치적 연결고리라고 여겼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일 의원들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도 광범위한 양국 간 무역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독일 기업들도 2014년 이래 제재가 러시아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로비를 벌였다.
WP는 서방의 수출, 수입 손실액의 대부분은 러시아의 서방 상품에 대한 보복 제재 때문이 아니라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 기업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데 따른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최근 유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간 관계가 틀어지면서 독일 정치인들이 점점 더 이러한 자국 기업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라고 WP는 분석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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