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도 KTX 시대…수도권과 반나절 생활권 시대 개막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주말과 휴일에도 아침에 서울에서 출발해 강릉을 관광하고 회 한 접시와 여유로운 커피 한 잔을 즐기고도 저녁에 서울에 도착하는 것이 이제 가능한 현실이 된다.
22일부터 서울역∼강릉역 114분, 청량리역∼강릉역 86분 시대가 열린다.
KTX 개통으로 서울∼강릉은 고속버스보다 74분, 기존 열차보다는 261분이 각각 단축된다.
최초로 서울∼강릉 간 동서를 잇는 경강선 KTX 개통으로 강릉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주말과 휴일이면 차량으로 꽉 막힌 고속도로의 답답한 지·정체 없이 정해진 시간에 운행하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속도혁명으로 강릉은 수도권과 완전한 반나절 생활권이 된다.
이를 증명하듯 KTX 개통 이벤트로 강릉시와 코레일, 여행사가 공동 추진한 '크리스마스에 떠나는 설레는 첫 경험'이란 주제의 여행상품이 완판되는 등 시작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새해 첫날 서울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KTX를 타고 강릉 경포 해변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전세열차 3편도 높은 인기 속에 여행객 모집이 진행 중이다.
강릉시도 대폭 향상된 접근성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하며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개통에 맞춰 강릉역에 설치되는 렌터카 하우스와 더불어 시내버스 노선을 대폭 개편한다.
4개 노선을 신설하고 8개 노선을 강릉역을 경유하도록 변경하는 등 29개 노선을 조정한다.
강릉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강릉의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는 앞으로 KTX를 연계한 벚꽃축제, 단오제, 커피 축제 등 시기별 각종 축제와 테마 기차 여행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곤돌라와 루지, 대관람차 등 새로운 즐길 거리도 마련한다.
음식점과 관광지 등 관광업계는 설렘이 가득하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교통망 확충으로 수도권과의 새로운 생활권 시대가 개막했다"라며 "강릉만이 아닌 동해안 전체의 패러다임이 변화될 수 있도록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투기 과열이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자연경관 훼손 등 난개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아프면 주변 병원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시설이 좋은 서울의 병원으로 가고, 쇼핑하기 위해, 문화를 향유하고자 너도나도 수도권으로 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오히려 서울과 가까워지면서 빨대 효과가 우려되는 점이다.
의류판매장을 운영하는 정모(42·여) 씨는 "수도권과의 거리가 좁혀지면 맛집 등 먹거리 위주의 관광산업은 크게 발전하겠지만, 지역의 의류판매장은 수도권의 대규모 아웃렛 매장을 찾는 지역 주민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큰 타격이 우려된다"라고 걱정했다.
또 고속철도는 버스보다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 4명 한가족이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든다.
이 때문에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동해안에 놀러 온 관광객이 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대거 건립된 대규모 호텔이나 숙박시설에 다시 많은 돈을 들여 묵기가 경제적으로 쉽지 않아 당일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쇼핑과 의료, 교육의 빨대 효과, 고급인재 유출 가능성 등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고 지역경제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yoo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