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원, '조건없는 대화론'에 "그렇게라도 대화 시작해야"(종합)
"미·북, 대화 시작이 중요…FTA 개정협상은 시기적으로 부적절"
김덕룡 "압도적 대북 억제력 보여주고 군사적 긴장격화 막아야"
한반도 전문가들, 트럼프 정부 내 대북정책 엇박자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14일(현지시간)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미·북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라 의원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이 공동 주최한 한·미 평화통일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렉스 틸러슨 장관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과 관련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앞길을 모색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라 의원은 "비핵화는 미국,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 모두가 원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비핵화가 현실적인 (대화의) 출발점은 아니므로 어딘가로 향할 수 있는 시발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야욕에 대해서도 "북한이 할 수 있는 군사옵션은 많지 않다"면서 "북한이 만약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을 공격한다면 북한은 반드시 파괴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베라 의원은 "그러나 북한을 파괴하는 것, 즉 전쟁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목표는 한목소리로 대화를 시작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베라 의원은 "한미 FTA는 양국에 혜택을 주는 협정으로 개정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탈퇴해선 안 된다"고 폐기 반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미가 북한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해야 할 시점인 만큼 (개정 협상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도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전쟁방식이 아니라 남북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를 평화롭게 관리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우선 북한의 도발 오판을 막기 위한 압도적인 대북 억제력을 보여주고 긴밀한 한미 협력을 통해 군사적 긴장이 격화하지 않도록 한반도 정세를 관리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항구적인 평화구조를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북 전략을 둘러싼 트럼프 정부의 '엇박자'를 꼬집었다. 특히 북·미 대화를 둘러싼 백악관과 국무부의 온도차를 도마 위에 올렸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메시지 발신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서 "일부는 '굿 캅, 배드 캅'(good cop, bad cop·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이라는 말로 일종의 역할분담론) 전략이라고 하지만, 나는 조율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내 의견차는 통상적인 부처 간 견해차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보좌관도 "이것은 간단히 말하면 조정 부족이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정말로 통일된 메시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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