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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국민에게 잘 설명할 정책담론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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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국민에게 잘 설명할 정책담론 만들 것"
"선도적 과제 작동 시스템 만들겠다…청와대가 안 하는 걸 할 것"
"적폐청산, 사람 처벌후 법·제도 개선"…"정권 정량평가는 일자리"
대공수사권 이관 비판에 "정보가 몰리면 권력 남용돼" 반박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인 정해구 위원장은 14일 "정책기획위원회는 국민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정책 담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정책기획위원회는 집행기관이 아닌 만큼 (국정과제의) 틀을 잘 만들고 선도적 과제들이 잘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한 정 위원장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개혁안을 두고 "정보수집권과 수사권을 뭉쳐놓으면 권력이 남용된다"며 "수사권을 이관하되 이를 남용하지 않게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에 출범한 정책기획위의 특징과 성격은.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배경이 특별하다. 과거와 달리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그에 답하고 있다. 정부의 100대 과제에 그런 정신이 반영돼 있다.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반영해 국민이 요구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했다. 각 부처는 이를 집행하고 정책기획위는 내용을 관리한다. 100대 과제가 정해져 있지만 정책 환경의 변화나 시행 후 피드백을 할 것이다. 각 과제 내용의 수정이나 조정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 참여정부 때도 정책기획위원회가 있었고 그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현재 정책기획위원회와 차이가 뭔가.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책실과의 관계에서 정책기획위원회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참여정부 정책기획위원회는 국정과제의 로드맵을 만들었다. 지금은 국정기획자문위에서 국정과제와 로드맵을 한꺼번에 만들었다. 현 정책기획위원회는 내용만 관리하면 된다. 청와대 정책실과는 긴밀히 협조한다. 정책실이 컨트롤타워다. 우리는 지원해주는 역할이다. 정책 거버넌스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게 '경제살리기'다. 문재인 정부 2년차에는 어떤 성장전략을 구현할 건가.
▲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낙수효과는 효율성이 없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두 축이 될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서민의 소득을 늘려 아래를 떠받치고 혁신성장은 앞에서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이 잘 돌아가면 사람중심 경제가 된다. 대통령은 '혁신성장 중에서 선도적 과제를 빨리 추진해 내년에 성과를 내라'고 했다. 정책기획위원회는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국정과제의) 틀을 만들고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국민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정책 담론이랄까, 청와대에서 하지 않는 것을 해볼 생각이다.
-- 정량적 평가로 국민이 정권에 만족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할 것 같다.
▲ 정량적 평가로 가장 잘 나타나는 게 일자리다. 괜찮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자리가 있어야 1차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고 2차 분배인 복지가 제대로 이뤄진다.
-- 문재인 정부가 끝났을 때 가장 평가받을 정량적 지표가 일자리인가.
▲ 그렇다고 본다.
--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정책기획위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 개헌은 대선 때 모든 후보가 약속했으니 국민과 한 약속이다. 개헌해야 한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의 동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국민이 받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나설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잘못하면 정쟁이 된다. 정책기획위원회가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는 없다. 국회에서 부족한 점이 있으면 대통령이 보완하는 식으로 협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합의되는 데까지 하자'고 이야기했다.
-- 적폐청산이 화두인데 처벌의 문제인지, 제도나 문화의 개혁까지 이르는 문제인지를 놓고 여러 시각이 있다. 어떻게 방향을 잡나.
▲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문제 있는 사람의 처벌이다. 법이나 제도 개혁도 필요하다. 2단계는 법·제도 개선이고 3단계는 조직문화 개선이다. 조직마다 (1∼3단계에 이르는) 속도가 다르더라. 국정원은 빠른 것 같고 군은 느린 것 같다. 큰 흐름으로는 내년 상반기에 접어들면 법·제도나 조직문화 개선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 정책기획위가 사회적 갈등의 해법도 내놔야 할 것 같다.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어떤 원칙과 기준을 갖고 할 건가.
▲ 우리가 자문기관이니 직접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해당사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문제는 근본적인 대립이라기보다 조정의 문제다. 조정, 타협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정책기획위가 연구해야 한다면 해볼 수도 있겠다.
-- 국정원 개혁은 대공수사권 폐지라는 큰 줄기로 결론을 지었다. '대공수사를 누가 할 것인가', '간첩은 누가 잡나'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 대공수사권 폐지가 아니고 이관이다. 세계적인 경향은 권력을 나눠놓는 것이다. 정보가 한 조직으로 뭉치면 권력이 남용된다. 정치개입과 국내 사찰이 국정원에서 하는 일의 어느 정도인가 물었더니 50∼60%라고 하더라. 다 위법이다. 대공수사권 이관 핵심은 정보수집권과 수사권 분리다. 대통령은 경찰로 이관한다고 공약했는데 국정원은 맘에 안 들어 한다. 자기들 자존심에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로 (대공수사권이) 가면 경찰 권한도 비대해진다.
-- 수사권 조정도 맞물린 문제다.
▲ 그렇다. 어디로 이관할지 논의해야 하는데 그건 국정원 개혁위 권한을 넘은 것이다. 내 생각에는 경찰로 갈 수 있는데 이 경우 권한 남용을 막는 장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법무부 안에 청 같은 것을 만들자는 말도 있다. 이관할 데도 정해놓지 않으면 대공수사권이 잠정적으로 폐지되는 건데 법에 잠정적 조치를 취하면 된다.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 국정원 비전문가로서 개혁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러나 위원 중에 전문가가 많다. 13명 중 전·현직 국정원 직원이 5명이다.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데는 전문가가 아닌 게 낫겠더라. 전문가는 전문성 때문에 일종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토론을 많이 했다. 서른 번 넘게 토론했는데 한 번도 다수결로 결론을 내지 않았다. 모두 합의의 결과다.
-- 수사 의뢰한 사안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나.
▲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 (우리가 한 것은) 국정원 내부조사다. 외부인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 내부조사다 보니 청와대에서 온 지시, 청와대로 가져다준 정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서를 준 기록이 있는데 이게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갔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청와대에 가져다줬다고 대통령까지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결국 검찰이 수사하면서 증거가 나오면 (조사) 하는 것이고 안 나오면 못하는 것이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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