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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과거사위 구성한 검찰, 늦은 만큼 더 진솔히 자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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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과거사위 구성한 검찰, 늦은 만큼 더 진솔히 자성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시국사건 등 검찰의 과거 인권침해나 권한남용 사례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법무부는 12일 위원장인 김갑배 변호사 등 총 9명으로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는 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사건 가운데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의혹이 상당한데도 검찰이 수사 및 기소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킨 사건 등을 조사한다고 한다. 이 위원회는 검찰의 인권침해나 권한남용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사안별 원인을 진단해, 유사사례의 재발 방지와 피해 복구를 위한 조사 권고 등 조치를 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법무·검찰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과거사위 구성은 법무부가 지난 8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첫 업무보고에서 중점 시책으로 보고한 사안이다. 법무부에 설치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9월 말 이런 기구의 설치를 권고했고, 박 장관은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협의를 거쳐 신속히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법부와 국가정보원, 경찰은 참여정부 시절 자체 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스스로 과거사 진상을 규명하고 사과하는 과정을 거쳤다. 검찰에서도 현 정부 출범 이후 문무일 검찰총장이 과거 잘못에 대해 일부 사과하고, 인권침해 요소가 많은 시국사건 등에 대해 직접 재심을 청구하는 등 변화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사법부 등 다른 권력기관이 보인 자성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검찰 과거사위 발족에는 그런 여론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시국·공안사건 중에는 수사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거나, 기본적 피의자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혐의 사실이 조작된 경우도 있었다. 검찰 과거사위 구성이 때늦은 느낌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위원회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피해자의 훼손된 명예를 회복시키고, 현실적인 유사 사건 방지책도 마련하기 바란다. 이 위원회가 성공하기 위해 검찰의 실무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검찰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미리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위원회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시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무리하게 수사하거나 반대로 소극적 수사로 진상을 숨긴 사례도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사건, '미네르바' 박대성 씨 사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수사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과거사위 발족이 검찰 스스로 오욕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자성을 통해 새 출발을 하자는 것이라면 이런 사건을 외면하면 안 될 것이다. 다만, 이 위원회 활동을 놓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여론이 엇갈리고 나아가 큰 논란으로 비화할 소지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특히 조사 대상 사건을 선정할 때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사 위원 9명 중 김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이라는 사실은 공정성 시비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본격적인 활동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가능하면 외형적, 형식적 균형이 맞춰지게 보완했으면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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