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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승리 아닌 법원 중재로 막 내린 강정마을 구상금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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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승리 아닌 법원 중재로 막 내린 강정마을 구상금 소송
정부 "재발방지 약속" vs 주민 "진상조사·책임자 처벌"…법원이 조정안 제시
상처 남는 소송전 대신 조정 절차 진행…이견 있었지만 결정문에 남기고 타협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정부가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받아들여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1년 넘게 걸려있던 소송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3월 28일 제주기지 공사 지연으로 거액의 비용이 발생했다며 공사 반대에 나섰던 주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20여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에게 청구한 소송 금액만 34억여원에 달했다.
본격적인 재판 전에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쟁점을 정리하는 작업에만 1년여가 걸린 뒤 지난 8월에서야 첫 재판이 열렸다.
그러나 정부 측은 첫 재판에서 "피고 측과 소송 외의 방법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협의해 보겠다"며 2개월의 기한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정부와 주민들은 소송을 취하한다는 큰 틀의 협의는 이뤘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 10월 조정 절차에 회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일단 양측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소송전 대신 조정 절차를 통해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를 법원에 내보인 것이다. 다만 특정 사안에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좀처럼 돌파구가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은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주민들에게 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을 중단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주민들은 해군기지 건설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와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행위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조정 요청에 따라 재판부는 지난달 비공개로 조정기일을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도 양측의 견해차는 해소되지 못했고, 결국 재판부가 강제조정에 나서게 된 것이다.
조정 절차에서 당사자 간 합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공평한 해결을 위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재판부는 정부와 주민 측에 강제조정 결정문을 보내면서 양측이 이 같은 대목에서 첨예하게 맞섰다는 내용도 함께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이공 측은 지난달 24일 법원의 강제조정문을 받아든 뒤 이를 수용한다는 뜻에서 이의 제기하지 않았다.
정부 역시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양측의 소송전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양측이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으면 결정이 확정되고, 확정된 결정은 재판상 화해(상호 주장을 양보해 다툼을 해결하는 소송상 합의)와 같은 효력이 있다.
이번 결정은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양보와 타협을 시도하는 가운데 그간 상황 전개를 지켜봤던 법원이 중재안을 제시해 타결에 이르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소송 철회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주민 측에서 소송을 대리한 이공의 박진석 변호사는 "이 소송은 시작부터 잘못되고 부당한 '괴롭히기 소송'이었다"며 "법원에서 합리적인 조정안을 내주고 정부가 뒤늦게나마 수용한 결과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정부의 강제조정안 수용을 환영하며 "쌍용자동차 노동자나 세월호 집회 참가자 등에 대한 소송에서도 정부가 전향적으로 소송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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