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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를 함께 나누다'…평화의 소녀상 전주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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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를 함께 나누다'…평화의 소녀상 전주 나들이
시내버스 타고 시민 만나…승객들, 소녀상 향해 따스한 손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추운 날씨에 고생 많았을 텐데. 편하게 버스 타고 좋은 구경 하세요.'
세계인권선언 69주년인 10일 오후 2시 30분께 전북 전주 시내를 오가는 1000번 시내버스에 앳된 얼굴의 소녀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운 한복차림에 머리에는 분홍색 털모자를 쓰고 목에는 같은 색깔의 목도리를 둘렀다. 발에는 흰색 버선을 신었다.
소녀상은 창밖으로 보이는 전주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이었다.
승객들은 자리에 앉은 소녀상에 다가가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수줍게 말아 쥔 소녀상의 손을 잡고 연신 머리를 매만졌다.
학생들은 버스에 탄 소녀상이 신기한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김효진(17)양은 "날씨도 춥고 비도 내리는데 소녀상이 따뜻한 버스에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하다"며 "전주 첫 나들이가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이날부터 '한일 위안부 합의' 2주년인 28일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 시민들을 만난다.
이 소녀상은 2011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김서경씨 작품으로, 지난 추석 '귀향'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주를 방문한 바 있다.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온갖 고초를 겪은 소녀들을 잊지 않기 위해 소녀상이 버스를 타고 시민을 만나는 동행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우리 역사에 두 번 다시 이런 아픔이 없도록 전북에서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행사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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