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연합운동 '가시밭길'
연합기구 한교총·한기총·한기연·NCCK 등 4개 체제로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지난 8월 통합을 선언했던 한국교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사실상 통합에 실패하면서 개신교계의 연합운동이 올해에도 제대로 된 결실을 보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개신교 교단장 협의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8월 한국기독교연합(가칭)으로 통합하겠다고 선언하고 창립총회를 열었다.
당시 두 단체는 정식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후속 작업을 마무리하고 12월 제1회 총회를 통해 대표회장 1인을 추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후속 작업을 진행하던 중 정관 등을 놓고 두 단체가 갈등을 겪으면서 결국 통합이 무산됐다.
한국교회연합은 지난달 "통합 절차에 따른 세부사항의 협의와 합의 이행을 요청하는 공문을 2차에 걸쳐 발송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한인 17일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것으로 봐서 한국교회연합과 통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통합이 파기됐음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법인 명칭을 '한국기독교연합'으로 변경하고, 그동안 중단됐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통합 추진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교회총연합회는 당초 이달 5일 한국기독교연합 제1회 총회를 열고 정식법인으로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한국교회연합이 이 이름을 선점함에 따라 한국교회총연합회 측은 이날 '한국교회총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제1회 총회를 열었다.
한국교회총연합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예장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예장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 개신교회 30개 교단이 참여했다. 공동대표회장으로는 전계헌(예장 합동 총회장)·전명구(기감 감독회장)·최기학(예장 통합 총회장), 이영훈(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 총회장) 목사가 선임됐다.
한교총 측은 주요 대형교단의 참여로 한국교회의 95% 가량이 한교총에 동참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신교계 연합기구는 보수 성향의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과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4개 기구 체제로 재편됐다.
개신교계의 한 인사는 "통합 추진 과정에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과 대형교단 중심의 줄 세우기 등의 병폐가 드러났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자성하고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한국 개신교계가 오히려 분열의 씨앗을 심고 해를 넘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언론포럼은 최근 열린 '2017 10대 이슈 및 사회의식조사' 발표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총연합회, 그리고 한국기독교연합으로 이어지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내부 분열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진 채 탈출구를 찾아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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