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헤일리, 예루살렘 파문 수습…"한쪽 선택한 것 아냐"
백악관 고위관리 "일부러 협상 전 발표…여파 일시적" 전망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로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장이 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위 외교라인이 해명과 수습에 나서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 절차에 매우 헌신하고 있다"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키로 한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수 시간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달성을 낙관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동의한다면 대통령도 2국가 해법을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행정부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별대표에 대해서도 "어려운 일을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미 정부가 동예루살렘 분쟁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일은 없다며 예루살렘 수도 인정 파문의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
헤일리 대사는 CNN 방송의 '울프 블리처의 상황실'에 출연, 동예루살렘을 둘러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과 관련해 "미국이 정할 일이 아니라 양쪽이 결정할 일"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한쪽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식 선언하고 미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토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의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으로 중동 평화협상에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백악관도 잘 알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런 '탈선'에 따른 비용을 이미 지불할 각오를 했으며 여파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미국이 입장을 밝히는 편이 평화협상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있겠지만 길게 보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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