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여행경비 찬조한 함양군수에 당선무효형 선고(종합)
(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법원이 군의원들에게 여행경비를 찬조한 임창호 경남 함양군수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거창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김승휘 부장판사)는 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군수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군수가 군의원 여행경비는 행정과 공동경비나 5급 이상 실과소장협의회에서 마련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비를 제공하도록 지시한 점은 임 군수가 경비 제공의 주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기부행위를 금지한 선거법에 어긋나 유죄로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장의 기부행위는 매수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 커 허용하면 선거가 후보자의 인물·식견 및 정책 등을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보다 자금력을 겨루는 과정으로 타락할 위험성이 있다"며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민주주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9월 14일과 지난달 23일 두 차례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 군수에게 벌금 4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이 두 번이나 구형한 것은 애초 선고 기일인 지난 10월 19일 재판부에서 공소사실 여섯 가지 가운데 다섯 가지는 임 군수가 지시하지 않았고, 나머지 한 가지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모두 지시한 것처럼 기록됐다며 이를 분류, 공소장을 다시 작성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임 군수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군의회 국내·외 의정연수와 관련해 6회에 걸쳐 총 1천100만원의 여행경비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임 군수는 "항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임 군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인 형이 확정되면 군수직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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