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찰총장 '적폐수사 연내 마무리' 발언에 "속도전의 뜻"
靑관계자 "올해 한달도 안남아…상식적으로 연내 수사 마무리 불가능"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게 볼 일"
일각선 靑·檢 엇박자 관측 제기…與, 중단없는 적폐수사 당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청와대가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취지의 문무일 검찰 총장의 발언을 놓고 '신속한 수사'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런 해석을 두고 적폐청산 수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엇박자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총장의 발언은 적폐청산 수사를 속도감 있게 잘 추진하겠다는 의미"라며 "올해까지만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고 시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이 피의자 소환도 다 못한 상황"이라며 "올해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연내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지난 5일 대검찰청 기자간담회에서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 "(국정원 등) 각 부처에서 보내온 사건 중 중요 부분에 대한 수사는 연내에 끝내겠다"며 "수사가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이 조만간 적폐청산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일각에서는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청와대와 검찰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총장의 발언을 수사결과와 관계없이 연내라는 마무리 시점을 설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사에 속도를 내 큰 줄기를 빨리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이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쨌든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게 볼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적폐청산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특권체제를 바꾸는 작업임을 밝혀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2018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국민 누구라도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나가겠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적폐청산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 구조가 개선될 때까지 지속해서 추진할 일이지 시기를 정해놓고 서둘러 중단해야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 내부 기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검찰에 적폐청산의 중단없는 추진을 당부하고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 검찰총장은 적폐수사를 연내 마무리한다고 했는데 연일 새로 쏟아지는 의혹이 사장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총장의 발언은 국정원 적폐청산TF를 중심으로 해서 수사 의뢰된 사건들에 대해서만 마무리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달 8일까지 적폐청산TF가 조사한 국정원의 15대 정치개입 의혹 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의 검찰 수사 의뢰는 모두 끝났지만, 검찰에서 피의자 수사를 마치고 기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국정원뿐 아니라 각 부처에 설치된 적폐청산TF들도 활동 중이기 때문에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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