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불 총리 "전례 없이 교묘해져"…中 "호주 내부문제 개입 안 해"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사회 전반에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된다는 우려가 커가는 가운데 호주 정부가 국내 정치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막기 위한 강경한 대책을 천명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5일 최근 잇따르는 보도를 거론하며 "호주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전례 없이 점점 더 교묘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며 시급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호주 언론이 6일 보도했다.

호주에서는 최근 야당의원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계 사업가에게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입장을 지지하는 동시에 호주 당국의 도청 가능성에 주의를 요망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또 미국이나 영국, 몇몇 유럽 국가들과 달리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정당에 대한 외국인의 기부가 가능해 외국의 입김이 날로 세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턴불 총리는 이에 따라 미국 관련 법을 본떠 정당이나 주요 시민단체에 외국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시민단체에는 지난 4년간 활동에 10만 호주달러(8천300만 원) 이상을 쓴 정치단체를 포함하며 환경 등 다른 단체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외국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의 등록을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로비스트 대상에는 전직 정치인이나 싱크탱크도 포함될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이밖에 기존의 반역 및 간첩법 적용 범위를 확대해 외국 정부를 위한 "은밀하고, 기만적인" 행위를 통해 호주 안보에 해가 되거나 정부 결정에 영향을 주는 일은 범죄로 다뤄진다.
새 법이 마련돼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을 받을 수 있다.
턴불 총리는 새 법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의식한 듯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보도에서 보듯 외국의 간섭은 세계적인 문제며 위협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턴불 총리가 이날 내놓은 방안은 의회에서 통과돼야 하는 데 야당을 겨냥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방안에 대해 현 집권 자유당 소속으로 통상장관을 지내고 현재 중국기업을 위해 일하는 앤드루 롭은 과거의 동료 의원들이 자신을 반역자 취급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도 호주의 내부 문제에 개입하거나 정치 헌금을 이용해 그들에게 영향을 끼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호주 쪽에 중국, 그리고 중국의 호주 관계를 평가하는 데 편견 없이 객관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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