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는 어선 끌고 바다로, 주민은 구조대·피해 가족들 위해 봉사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인명 사고에도 영흥도 주민들의 헌신은 빛났다.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추돌 사고가 난 이달 3일 영흥도 어민들은 생업을 놓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선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서다.
선주 39명이 소속된 영흥도선주어촌계영어조합은 사고가 나자마자 배 17척을 끌고 바다로 나섰다.
낚시객을 태우고 나갔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회항해 예약금 돌려주고 수색에 나선 선주도 있었다.
문병찬(62) 영흥도선주어촌계 회장은 6일 "아침 7시쯤 해경으로부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바로 어선 선주들에게 연락했다"며 "기상악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뱃머리가 높은 배를 골라 수색에 나섰다"고 말했다.
사고 이틀째 사고해역에 높은 너울이 일고 초속 10m 안팎의 강풍이 불어 수색이 쉽지 않았지만, 어민들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연안자망 어선과 복합자망 어선 등 배 10여 척을 번갈아가며 투입해 수색 작업을 도왔다.
9.77t 낚시 어선을 끌고 직접 수색에 나섰던 영흥도 주민 김모(60)씨는 "혹시나 실종자를 찾을까 하는 마음에 어두운 바다를 샅샅이 살폈다"며 "나 역시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만큼 내내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고 안타까웠던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일반 주민들도 실종자 수색이 언제 끝날지조차 막막한 상황에서 현장 구조대와 실종자 가족을 꼼꼼히 챙기며 사고 수습을 도왔다.
인천적십자사와 마을 주민들로 꾸려진 옹진군 자원봉사센터는 밥차를 운영하며 119구조대원과 실의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식사와 차를 제공했다.
해경은 사고해역을 9개 구역으로 나누고 해경 경비함정·해군 함정, 항공기를 투입해 밤낮없이 수색에 나섰다. 육상수색에도 경찰관과 군인 1천380명이 동원됐다.
결국, 사고 사흘째인 5일 실종됐던 선장 오모(70)씨와 낚시객 이모(57)씨의 시신을 사고해역 인근에서 모두 찾았다.
오씨의 시신은 사고해역으로부터 남서방으로 2.7∼3㎞ 떨어진 갯벌에, 이씨의 시신은 남서방 2.2㎞ 지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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