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4.48

  • 1.43
  • 0.06%
코스닥

675.84

  • 2.35
  • 0.35%
1/3

"공기 나쁜 도심서 걷기운동 안 하는게 낫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공기 나쁜 도심서 걷기운동 안 하는게 낫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듀크대 연구, 의학 권위지 '랜싯' 게재
"폐활량 떨어지고, 동맥경직도 7% 높아져…도심 교통 통제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공기 나쁜 도심에서 산책을 하면 건강에 오히려 해로우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 권위지 '더 랜싯'(The Lancet)에 실렸다.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악영향이 운동의 건강 증진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실험 대상자는 건강한 사람(40명)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40명), 허혈성심장질환(IHD) 환자(39명) 등 만성질환자가 섞여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만 60세 이상이었으며 최근 12개월간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여하겠다고 자원한 이들 119명이 런던 시내의 혼잡 지역 '옥스퍼드 스트리트'나 도심 공원 '하이드 파크' 에서 낮 시간에 매일 2시간 걷도록 하고, 산책 전후에 폐활량, 혈압, 혈류량과 함께 동맥경직도를 나타내는 맥파 전달 속도(pulse wave velocity)와 파형증가지수(augmentation index) 등을 측정했다. 기침, 가래, 숨참, 재채기 등 증상도 함께 기록했다.
아울러 검댕,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NO₂) 등 대기 오염물질 수준에 대한 데이터도 기록해 분석 데이터로 삼았다.
분석 결과 똑같은 2시간 산책이라도 공기가 비교적 좋은 하이드 파크에서 하는 경우와 오염이 심한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하는 경우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랐다.
이들이 공기가 비교적 맑은 하이드 파크에서 산책한 후 폐활량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이런 개선 효과가 24시간 넘게 지속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동맥경직도를 나타내는 맥파 속도는 건강한 사람과 COPD 환자에서 24%, 심장질환 환자에서 19% 감소할 정도로 공기가 맑은 곳에서 운동을 할 때 긍정적 효과가 컸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이드 파크에서 산책을 시작한 후 5시간 뒤 폐활량이 7.5% 증가했고, 3시간 뒤 맥파 속도는 5% 감소했으며, 이런 긍정적 변화는 26시간이 지나도 지속됐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산책한 경우 폐활량은 산책 시작 후 잠시 증가했다가 곧 제자리로 떨어졌고, 동맥경직도는 7% 높아졌다.
이런 부정적 변화는 디젤 자동차에서 나오는 검댕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COPD 환자들의 경우는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면 기침, 가래, 숨참, 재채기 등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았다.

<YNAPHOTO path='AKR20171205164200017_01_i.jpg' id='AKR20171205164200017_0101' title='산책 장소와 시간에 따른 동맥강직도 변화' caption='옥스퍼드 스트리트(빨강)와 하이드 파크(파랑)에서 각각 2시간 산책하기 2시간 전부터 26시간 후까지의 동맥 경직도(맥파 전달 속도) 변화 추이를 건강한 사람 집단, COPD 집단, IHD 집단으로 나눠 살펴본 그래프 [더 랜싯 논문 게재 내용]'/>

또 건강한 사람, COPD 환자, IHD 환자 모두 동맥경직도를 나타내는 맥파 전달 속도가 옥스퍼드 스트리트 산책 후에는 3∼7% 높아졌고 하이드 파크 산책 후에는 5∼7% 낮아졌고 이런 부정적·긍정적 효과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산책한 경우 대기오염 수준에 따라 허혈성심장질환자 중 정기적으로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은 동맥 경직도가 더욱 심하게 악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저자들은 연구 배경을 설명하면서 모든 입수 가능한 증거를 함께 고려해 볼 때 건강한 사람이든 만성 심혈관·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이든 오염이 심한 거리에서 걸어다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오염이 심한 곳에서 걸어다니면 심혈관·호흡기에 미치는 운동의 긍정적 영향이 상쇄되거나 심지어 역전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호흡의학과의 판 청 교수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많은 사람들은 자주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밖에 없다"며 대기오염이 심하지 않은 녹지 공간에서 산책하는 것이 건강에 바람직하지만 도시 지역 거주자들은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해를 줄여서 어떤 환경에서도 운동의 이로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저자인 듀크대 글로벌환경보건학과 준펑 장 교수는 "대기 오염 기준을 더욱 엄격히 설정하고 도시의 교통 통제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olatid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