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인가?…해운대 반려동물 시설 2년간 4곳서 퇴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이 많은 해운대구에서 반려동물 시설 조성이 2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개물림 사고 이후 반려동물 행동치료와 체험교육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일부 주민들은 반려동물 교육시설까지 혐오시설로 인식해 반대하고 있다.
6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인구가 41만명인 해운대구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1만5천 마리로 부산 구·군에서 반려동물 비율이 가장 높다.
등록되지 않은 수까지 합치면 6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해운대구는 추정했다.
해운대구는 2015년 반여동 수영강변에 시비 5억원, 구비 5억원 등을 들여 애견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려고 했으나 주민반발로 무산됐다.
2016년 9월 해운대 신도시 좌 3동 대천공원 인근 시유지에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추진했으나 어린이가 많이 다니는 학교 주변이어서 적합하지 않다는 민원에 부딪혀 없던 일이 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재송동 동부하수종말처리장 공원부지를 리모델링하면서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곳에서도 일부 주민이 반대했다.
해운대구는 지난 10월 반여 4동 수영강관리사무소 2층을 반려동물학교(면적 98.7㎡)로 사용하고 인근에 528㎡ 규모 야외교육장을 조성하겠다며 여론 수렴에 들어갔다.
해운대구는 반려동물 사육 방법, 예비 반려인 태도, 반려동물 질병 예방법 등을 교육하고 반려동물 자격증 관련 교육으로 고용창출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주민들은 그러나 반려동물에서 나오는 털과 배설물 등으로 수영강변 오염이 우려되고 진출입로가 좁아 교통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 입장을 전했다.
교육장을 이용하는 반려동물은 동물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일부 지방의원들은 해운대구의회 5분 발언 등으로 대상 부지를 옮겨 다니는 '핑퐁 행정'을 문제 삼았다.
조영진 해운대구의원은 "주민 밀집지역인 수영강변이 반려동물학교 부지로 부적절하다"며 "석대 수목원에 조성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관광사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원 해운대구의원은 "구청이 부지에 대한 세부검토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2년 넘게 부지 선정을 못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반려동물 시설 조성과 관련 주민 여론조사를 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