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일본 투수 월등하지 않아…수준 차이 못 느꼈다"
"다음에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 하고 돌아와"
귀국 후 휴식 취하며 근력 운동…"넥센, 내년에는 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일본의 우승, 한국의 준우승으로 끝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이 끝난 지 보름 정도 됐다.
결승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0-7로 완패하면서 '아직 한국 야구가 일본에 못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결승전에 나온 좌완 투수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남긴 인상은 강렬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젊은 타자들을 상대로 7이닝 동안 3피안타, 몸에 맞는 공 1개,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의 투수력 차이가 크다. 왜 우리는 일본만큼 좋은 투수를 키우지 못했나'라는 자성이 쏟아졌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유격수인 김하성(22·넥센 히어로즈)은 오히려 자신감을 느끼고 돌아왔다.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주최 '빛을 나누는 날' 행사에서 만난 김하성은 '일반론' 차원에서 일본에 좋은 투수가 많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하성은 "한국보다 투수력이 좋은 건 맞는 거 같다"며 "일단 선수가 워낙 많지 않은가. 한국보다 아마추어 선수가 훨씬 많으니 분명히 좋은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색하면서 오히려 다음 얘기를 더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번에 일본과 수준 차이를 느꼈다? 이런 건 전혀 아니고요. 일본이 월등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어요."
김하성은 APBC 대회에서 4번 타자로 나서 젊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다. 부담이 큰 유격수 자리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호수비를 펼쳤다.
이번 대회 김하성의 성적은 11타수 3안타(타율 0.273) 1타점이다.
일본과 개막전에서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결승전에서 다구치에게 무안타로 끌려가던 한국은 4회 김하성의 2루타로 침묵을 끝냈다.
김하성은 "내가 아직 어리다 보니 그런 국제대회에 나가면 경험도 되고 실력 향상도 되는 것 같다"며 "다른 나라 투수와 상대하면서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돌아온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늘려 체중을 불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7시즌 팀에서도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던 김하성은 2018시즌에는 타순이 달라질 전망이다.
'홈런왕' 박병호(31)가 미국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병호 형이 4번에서 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타순이든 내 할 거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넥센은 올해 정규시즌을 7위로 마쳐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하성은 내년에는 가을야구 진출이 아닌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고 병호 형이 돌아왔다. 좋은 투수를 뽑았고 재활에서 돌아오는 투수도 있다"며 "분명히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을야구는 당연히 할 거고,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그렇다"고 전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