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집단에 혈세 부었나…영국, 시리아 민간경찰 원조 중단
"민간경찰-무법자 한패·극단주의 세력에 현금상납·알카에다가 경찰 선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영국 정부의 시리아 원조 일부가 테러집단에 유입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수백만 파운드(수십억원) 규모의 시리아 민간경찰 원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BBC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를 통해 지목한 이 프로젝트는 시리아에서 반군이 점령했던 지역의 재건을 돕는 '정의와 사회 안보 계획'(Ajacs)의 일부다.
영국 정부는 2014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시리아 내 민간경찰 활동에 자금을 지원했다.
BBC는 이 민간경찰 조직의 요원들이 고문이나 약식 처형과 같은 혐의를 받는 일당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고발자를 인용해 시리아 알레포 지역의 민간경찰이 시리아 내 극단주의 반군조직 '누레딘 알진키'에 현금을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자바트 알누스라'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에서 경찰관들을 직접 뽑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사망자와 가상 인물들까지 경찰 명부에 올라있었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BBC는 '당신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의 지원금이 유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이 테러집단에 유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프로젝트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영국 외무부는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시리아에서 2011년 봉기가 일어난 이후 지역 공동체에 자경단이 설립돼 정착하도록 지원한 6개국 가운데 하나다.
시리아 해외원조 프로젝트를 대행하는 계약업체인 '애덤스미스 인터내셔널'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애덤스미스 인터내셔널은 BBC의 방송 내용이 잘못됐다며 시리아 원조 프로젝트에 들어간 돈이 테러리즘 대응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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