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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커피 한잔 들고 합시다"…대화 책략? 배려?
인터뷰나 대화 때 자주 커피나 차 직접 따라서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자리한 총리청사 7층 집무실. 13년째 이 자리를 지키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뒤론 의회 건물 상단에 새겨진 유명한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독일 국민에게"다.
유력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3일(현지시간) 독일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가릴 것 없이, 아니 국적도 관계없이 자신과 인터뷰하거나 대화 나눌 상대라면 어떤 이에게나 자주 커피(또는 차)를 직접 따라서 건네는 걸 즐기는 메르켈 총리를 조명했다.
FAZ는 인터넷판에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매거진을 출처로 밝히며 게재한 '왜 메르켈은 커피를 항상 직접 서비스할까' 제하 기사에서 지난 9월 총선 전에 일간 디벨트 기자들, '독일자동차연맹(ADAC)-자동차세계' 편집진을 이 서비스를 받은 대상들로 소개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독일 축구선수 필립 람과,그와 자신의 공동 인터뷰를 하러 온 일요신문 빌트암존탁 기자들에게도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에 총리 청사 건물을 설명하고 커피 한 잔을 서비스했다.


신문은 이들 사례를 열거한 뒤 "선거 전에 모두에게 자기를 친절한 총리로 보이려 하는 책략일까"라고 묻고는 "아니다"라고 단정했다.
그러곤, 오래전부터 지속한 습관이자 일종의 배려라는 걸 보여주는 다양한 이전 케이스를 나열했다. 2016년 신변잡기를 취급하는 한 잡지는 총리 회의실 탁자에서 총리가 직접 주는 커피를 마셨다고 썼고, 2015년 한 뮌헨 지역 언론인들은 "한담 나눌 시간도 없을 만큼 빡빡한 만남이었지만, 총리가 손수 커피를 제공했다"며 만족해했다.
FAZ는 유럽 최대 발행 부수의 대중지 빌트가 메르켈이 총리실을 찾은 자사 취재진에게 커피를 직접 서비스했다고 쓴 2006년으로까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커피 서비스가 단순한 선거용이 아니란 걸 암시했다.
FAZ는 그렇다면 언론인들에게 감동을 주려는 전략일까 하고 다시 자문하고는 역시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문은 2011년 당시 메르켈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게 펌프식 보온병에 담긴 커피를 내려받아 건넸던 것이나, 2015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게 주전자에 담긴 커피를 손수 따라서 제공한 것을 반증 사례로 제시했다.
신문은 결론적으로 "메르켈은 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큰 여성"이라면서 "대화를 하기에 앞서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상대와 동등한) 대화 파트너가 되게 하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아마도 메르켈 총리는 한담을 많이 할 시간도, 의지도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대신) 그는 커피를 직접 따라주는 것인데, 그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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