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FA컵 MVP 되찾은 김용대 "간절함이 원동력"
2004년 부산 시절 첫 MVP…13년 만에 울산에서 두 번째 MVP
(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자신과 싸움에서 늘 채찍질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노력한 게 비결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의 '백전노장' 골키퍼 김용대(38)가 2017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가장 빛낸 별로 뽑혔다.
울산의 김용대는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러진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결승 2차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동안 '철벽 방어'를 펼치면서 팀의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김용대가 골대를 듬직하게 지킨 덕분에 울산은 1, 2차전 합계 1승1무(2득점-1실점)로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FA컵 MVP로 울산의 '거미손' 김용대를 선정했다.
김용대는 2004년 부산 아이콘스(현 부산 아이파크) 시절 FA컵에서 정상에 오른 뒤 MVP로 선정됐었다. 13년 만에 팀을 옮겨서 두 번째 MVP에 뽑히는 영광을 맛봤다.
이날 경기에서 김용대는 전반 9분 부산 박준태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고, 전반 33분에도 고경민의 날카로운 슈팅도 선방하며 무실점에 성공했다.
울산 선수들 가운데 최연장자인 김용대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줘서 팀이 우승도 하고 나도 MVP가 될 수 있었다"라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최고참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역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매 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승 소감을 묻자 "선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질타를 더 많이 받게 마련이다. 아무리 잘해도 실수가 조금 나오면 질타가 더 나온다"라며 "자신과 싸움에서 채찍질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FA컵에서 두 번째 MVP에 오른 것에 대해선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한 게 부산이었고 그때 처음 MVP에 뽑혔다"라며 "부산을 올해 결승에서 만난 것도 신기했다. 최고 연장자로서 우승 트로피와 MVP를 받은 것을 보면 '축구도 돌고 돈다'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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