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에게 '러시아 관리 접촉' 지시한 사람은 트럼프 사위"(종합)
기소된 플린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지시"…美언론 "바로 쿠슈너"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연숙 기자 = 지난해 미국 대선 직후 마이클 플린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러시아 측 접촉을 지시한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쿠슈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로,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NBC, CNN 방송 등은 플린이 자신에게 작년 12월 22일 러시아 등 외국 정부 관리들을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지목한 사람은 쿠슈너였다고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된 플린은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그는 유죄답변거래(플리바긴) 공판에서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라고 주문했다'고 진술했는데, 그 고위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인 쿠슈너였다는 것이다.
유대인인 쿠슈너는 작년 12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서안 지역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막으려고 전방위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전제로 쿠슈너가 플린을 시켜 결의안 표결의 무산 또는 연기를 관철하도록 러시아에 도움을 부탁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에 모종의 혜택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플린은 NSC 2인자였던 캐슬린 T.맥팔런드 전 부보좌관과 마라라고에서 만나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이야기할 내용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은 공판 관련 서류에 이 관계자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소식통들이 해당 인물이 맥팔런드라고 확인했다고 CNN이 전했다. 또 맥팔런드가 최근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쿠슈너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대선 공모 혐의에 직결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버지니아)은 기자들과 만나 쿠슈너를 정보위에 다시 출석시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플린의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할지어다"란 구약성경 구절을 올려 함의에 이목이 쏠렸다.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플린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 5월 해임된 인물이다. 그의 폭로와 해임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의 계기가 됐다.
마크 워너 의원과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프 의원은 플린의 플리바긴으로 백악관과 그 측근들이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의회나 특검 조사를 방해하려 할 수 있다며, 의회는 이를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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