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바닥 헤매던 예·적금 금리 모처럼 기지개
은행들 0.1∼0.3%p 올려…저축은행도 예금금리 인상 움직임
예금금리 올리면 조달비용 늘어나 대출금리도 상승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저금리 시대의 마감을 알리자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어수선한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000030]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의 금리는 최고 연 4.7%로 0.2%포인트 올렸고, 위비짠테크적금의 금리는 최고 연 2.55%로 0.25%포인트 올렸다.
정기예금인 위비수퍼주거래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최고 연 2.1%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발 빠르게 움직이자 다른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주 초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또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도 이번 주 금리 인상을 목표로 내부 회의에 들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 인상 폭이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일단 다음 달 2일까지 예·적금 금리를 더 주는행사를 진행한다.
케이뱅크는 일단 1천억원 한도로 대표 예금 상품인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최고 2.4%로 0.2%포인트 인상했고, '코드K 정기예금'은 연 2.25%로 0.1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또 '플러스K 자유적금'(연 2.7%)과 '코드K 자유적금'(연 2.4%)도 각각 0.2%포인트씩 올렸다. 자유적금은 1천좌 한도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시장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예·적금 금리 인상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케이뱅크의 예·적금 금리가 은행권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유지하며 수신 잔액을 크게 늘렸던 저축은행들도 움직이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지난달 29일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연 2.3%에서 연 2.4%로 올렸고 안심 정기예금 금리도 연 2.4%에서 연 2.5%로 인상했다. 또 지난 1일부터 중도해지 OK정기예금 금리를 연 1.8%에서 연 1.9%로 올렸다.
SBI저축은행도 지난 1일 정기예금을 연 2.4%에서 연 2.5%로 0.1%포인트 올렸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조만간 예금금리 인상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처럼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생활자들이 모처럼 반색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몇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보여 예·적금 금리도 함께 상승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예금 만기가 6개월에서 1년 이내인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예금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에 예금을 갈아타면서 금리 상승효과를 누리라는 것이다.
다만 만기가 너무 짧은 상품을 선택하면 예금금리 자체가 너무 낮을 수 있어 최소 6개월 이상인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반면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상품 중 대표적인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 금리는 은행들의 조달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번 주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 조만간 코픽스 금리도 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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