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심판이냐 洪 심판이냐'…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3대 변수(종합)
안갯속 판도…'비박 결집론 vs 비홍 결집론' 프레임 전쟁 치열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중요…'철저한 보안' 속 활발한 물밑접촉
막판까지 흔들리는 표심…원내대표 정견 발표도 중요한 변수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의 판세가 오리무중이다.
당초 친홍(친홍준표) 진영과 복당파의 지원을 받는 김성태 의원과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지원을 받는 홍문종 의원의 양강 구도에 또 다른 친박인 유기준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양상이었지만, 이주영·나경원·조경태·한선교 의원 등 이른바 '제3지대 후보'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는 ▲'친박 심판'이냐 '홍준표 심판이냐'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선택 ▲정견발표 등의 3대 변수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프레임 전쟁…'친홍 대 친박' 대결구도 바뀌나
당초 이번 경선은 친홍 대 친박의 대결 구도로 전개됐다.
그러나 경선전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구도로 프레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비홍 진영에서는 이번 경선의 프레임을 '친홍 대 비홍'의 대결로 보고 있다. 홍 대표의 잇따른 '막말'이 의원들에게 상당한 반감을 불러왔고, '홍준표 사당화'에 반대하는 비홍 진영이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 비홍 진영의 주장이다.
최근 비홍 결집의 바람을 타고, 이주영 의원 등 중립지대 의원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우호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의원들과 우호적이지 않은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번 경선이 친홍과 비홍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나경원 의원 주도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행사에는 이주영·홍문종 의원 등 비홍 성향의 원내대표 후보들이 대거 참석했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홍 대표를 겨냥해 "당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당의 구성원 전부가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당이 제왕적 대표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며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대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상식적인데, 상식을 넘어 의아하고, 그것이 사당화 논란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대표 측은 '친홍 대 비홍'의 프레임으로 몰려는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이 경우 이번 경선이 '홍준표 심판론'으로 흐르고, 김성태 의원이 패하는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홍 대표는 친박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으며 이번 경선을 '비박 대 친박'의 구도로 보고 있다.
소수 핵심 친박을 제외한 비박 진영이 김성태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가 친박에 대해 '바퀴벌레', '암 덩어리', '고름'이란 험구를 쏟아낸 것은 이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대표는 최근 막말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후 페이스북 활동을 자제하는 등 목소리를 낮추고 있어 확전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을 찾아라"…약점 보완 러닝메이트 선호
원내대표 후보들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누구를 영입할지도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다.
서울 강서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지역적 기반이 다른 영남이나 충청권 의원 등을 선호하고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정책위의장이 여당과의 정책 대결의 전면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행정 경험이 있는 '정책통'을 선호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문종 의원의 판단 기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적으로는 비(非) 수도권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또 자신이 친박 색채가 강하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복당파 의원 등 비박 성향의 의원을 찾고 있다.
이주영·나경원·조경태·한선교 의원 등 '중립지대 후보'의 짝짓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들 중립지대 후보들의 단일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이들 의원의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경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책위의장 인물난'이 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이들 후보군은 각각 정책위의장 후보군을 찾아가 '삼고초려'를 하고 있지만 확실한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 후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눈치작전 속에서 보안을 유지한 채 활발한 물밑접촉을 하는 상황이다.
◇막판까지 흔들리는 표심, 정견발표로 잡아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두드러진 점 가운데 하나는 당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최대주주'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경선에서는 대다수 의원들이 이미 지지후보를 결정한 뒤 경선장에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막판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채 경선장에 들어오는 의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원내대표 후보들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소속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견발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초선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경선에서는 당일 정견발표를 듣고 마음을 바꾸는 의원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