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고연구자 "'사고력 지닌 AI'는 먼 훗날 얘기"
제프 딘 구글 리서치 시니어 펠로, 사회적 책임 강조
(도쿄=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구글의 인공지능(AI) 분야 최고연구자(시니어 펠로) 제프 딘 박사가 "사람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지닌 AI는 먼 훗날의 얘기"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립자인 빌 게이츠 등이 "AI가 인간과 같은 의식(意識)을 가진 지능적 존재가 되면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를 던진 것과 상반되는 입장이다.
딘 박사는 28일 구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담당 데스크급 기자 60여명을 초청해 개최한 'AI와 함께'(#MadeWithAI)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현 단계의 인공지능은 특정한 업무를 잘하도록 데이터를 입력해 훈련되는 '좁은 인공지능'(narrow AI)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간처럼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일반적 지적 능력을 지니도록 하겠다는 이른바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또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과는 지향점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계나 제품이 보다 더 스마트해지도록 하는 것"을 구글이 현 단계에서 내리고 있는 AI의 정의로 제시했다. 실용적인 문제 해결과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것이 AI라는 것이다.
딘 박사는 AI가 사회적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공정성'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들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현실 세계에서 가져온 것이므로 현실 세계를 반영한다"며 "이 중에는 반드시 필요한 선입견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모델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딘 박사는 '의사는 남성, 간호사는 여성'이라는 편견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사회적 편견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구글이 지원한 '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GD-IQ) 연구도 소개했다.
프로젝트를 제안한 할리우드 배우의 이름을 딴 이 연구는 영화 등장인물의 성별, 대사의 길이, 화면에 등장한 시간 등 요소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영화에서 드러난 성 편견(gender bias)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박스오피스 순위 톱 100에 해당하는 할리우드 실사영화에서 남성이 나오는 장면과 대사의 길이가 여성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의 박스오피스 실적이 남성 주인공 영화보다 오히려 16% 높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여성 주인공을 기용하는 것이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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