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각발사, 아직 기술 미비하다는 것…내년 집중실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김효정 기자 = 국내 전문가들은 29일 새벽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완성에 다가가기 위한 기술적 필요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지난 7월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을 또다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언급한 태평양상 실거리 발사를 위한 기술 확인 또는 사전 점검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이 정세 관리를 위해서 도발을 자제했다기보다는 기술적인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면서 "연말까지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다는 목표하에서 시험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핵미사일 고도화 단계의 마지막 부분을 테스트하는 성격이 있다"며 "부가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방문, 최근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결기를 정치적 목적에서 재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발사로 ICBM의 사거리 측면에서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ICBM 능력을 완성했다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 수순도 이번 실험을 통한 기술 진전 여하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동엽 교수는 "실거리 발사가 아니라 이번에도 고각 발사를 한 것은 아직 기술적으로 미비해서 확인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끊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7월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 발사하면서 모두 고각으로 발사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발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북한 스스로 만족할 만한 데이터(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하면 다음 수순으로 갈 것이고, 이는 실거리 발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성윤 위원은 "기술적으로 ICBM의 사거리 능력은 이번 발사로 완성했다고 최종 판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예상되는 도발과 관련해 "실제 정상각도로 북태평양 인근에 발사함으로써 실전화 능력을 입증하는 실험이 있을 수 있고, 입증되면 핵탄두의 기폭장치를 모의로 만들어 탄착해서 ICBM에 실어 보내는 실험을 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재진입 기술을 확정지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내년 한반도 정세는 매우 중요한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정성윤 위원은 "내년 상반기 안에 ICBM 추가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다종화된 개량실험들을 집중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이 상당히 엄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ICBM 정상발사 성공 이후 핵보유국 선언,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동시 선언과 함께 국면전환 노력을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북한은 ICBM 발사 성공 이후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최적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최악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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