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공항 폐쇄로 항공편 445편 결항…승객 6만명 발묶여
아궁 화산 주변서 화산이류 현상도 관측…'위험' 단계로 경보 상향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적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의 분화가 본격화하면서 여행객 5만9천 명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측은 이날 오전부터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되면서 최소 445편의 이착륙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응우라라이 공항의 아이르 아사눌로힘 대변인은 이로 인해 발이 묶이게 된 승객의 수가 5만9천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항공 당국은 28일 오전까지 최소 24시간 동안 응우라라이 공항의 운영을 중단하되, 6시간 간격으로 상황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궁 화산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분화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이후에도 폭발성 분화와 반경 12㎞까지 들리는 약한 폭음과 함께 분화구 상공 2천500∼3천m까지 연기 기둥이 계속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궁 화산 곳곳에서 다량의 수분을 함유한 화산쇄설물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라하르(화산이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인근 하천 지역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BNPB는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6시를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상향하고 분화구 주변 대피구역을 반경 6.0∼7.5㎞에서 8∼10㎞로 확대했다.
화산 전문가들은 당장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이 1963년 분화했을 당시에는 산기슭 마을 주민 1천1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이후 50여 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아궁 화산이 최근 들어 분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 9월부터 분화구 주변 주민을 대피시키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해 왔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는 아궁 화산을 비롯, 약 130개의 활화산이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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