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시한 D-5, 여야 기싸움 고조…다채널로 접점 모색
與 "문재인 정부 일하고 싶다" vs 野 "여소야대 상황 명심해야 경고"
정의장 "올해도 법정시한 지켜야…오늘 아니면 내일 예산부수법 지정"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서혜림 이슬기 기자 =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시한(12월 2일)이 27일로 꼭 닷새 앞으로 다가오며 여야의 기 싸움도 한층 달궈지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 시행 이후 법정시한 전날인 12월 1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되면서 정치권의 고질적인 예산 지각 처리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여야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결국 지도부의 '빅딜'로 심사가 타결되는 관행은 여전해 기일이 임박한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올해도 전운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예산안 심사인 올해의 경우 여소야대에 다당제 구도 속에서 예산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공무원 증원 등 새 정부의 복지 예산 증원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막판까지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여러 채널을 가동하며 야당을 향한 압박과 설득에 열을 올린 반면 야당은 '포퓰리즘 예산 삭감' 원칙을 내세우며 최악의 경우 '준예산' 사태까지 각오하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이 임박한 만큼 일자리와 민생을 볼모로 하는 무책임한 예산 줄다리기를 끝내야 한다"면서 "법정시한 내 예산안 통과를 위해 여야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초고소득 증세, 공무원 충원,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도입 등 국민이 요구하는 민생예산이 일부 야당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일하고 싶다. 민생과 경제회복이라는 국민의 명령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문재인 정부에 국회가 민의를 받들어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무차별적 퍼주기 예산, 극단적 포퓰리즘 예산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삭감할 것은 반드시 삭감해 건전 재정과 국민 혈세를 지켜나가겠다"고 못 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철밥통 공무원 늘리기 예산은 물론이고 국민 혈세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보전해주자는 예산에 대해선 나라 곳간을 사수하겠다는 마음으로 반드시 (삭감원칙을) 지키겠다"면서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앞으로 늑장심사, 버티기 모드로 정부·여당이 예산 심사에 임한다면 현재의 국회 상황이 여소야대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민생 우선, 혁신과 성장 중심, 재정 책임이라는 원칙 아래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예산안은 논의 과정부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라야 하고, 권위주의적 행태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도 또 "재정 책임의 원칙을 세워야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지 않을 수 있다. 포퓰리즘 예산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비도덕적인 일"이라며 복지 예산 증액에 대한 반대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날 선 기싸움 속에서도 여야는 이날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며 막바지 심사에 속도를 높였다.정세균 국회의장은 오전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주례 회동을 갖고 시한 내 예산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정 의장은 "작년까지 5회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지켰는데 금년도 꼭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오늘 아니면 내일 이른 시간에 예산 관련 부수법안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3당은 오후에는 각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 회동'을 처음으로 열고 본격적인 쟁점 예산 협상에 들어간다.
여야 3당은 중요 쟁점 사업 예산은 '2+2+2 회동'에서, 나머지 사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 '소(小)소위'에서 동시에 심사와 협상을 진행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예산안 타결을 시도한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