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카스트로 형제 권력이양 첫 절차 개시…시의원 선거
내년 2월 새 국가평의회 의장 선출…디아스카넬 수석부의장 유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쿠바가 26일(현지시간) 최고 권력자인 라울 카스트로(86) 국가평의회 의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선출하기 위한 첫 절차인 시의원 선거를 치렀다고 국영 뉴스통신 프렌사 라티나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수도 아바나 서부에 있는 한 투표소에 들러 한 표를 행사했다.
쿠바 국영TV는 카스트로 의장이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지키는 주민, 학생과 면담하는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2만4천300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치러진 시의원 선거는 카스트로 의장의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첫 단계로, 60년 가까이 이어진 카스트로 형제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카스트로 의장은 2008년 형 피델 카스트로가 49년간 집권하다 건강상 이유로 권좌에서 물러난 후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5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90세가 되는 2021년까지 공산당 당수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선거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켜 쿠바에 공산정권을 세운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 1주년 추모일 다음 날 치러지는 것이다.
800여만 명의 유권자는 이날 주민의회가 추천한 약 2만7천 명의 후보 중 168개 시의회를 대표할 1만2천515명의 시의원을 선출한다.
시의원들은 주 의회와 인민권력국가회의(국회) 의원 후보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는 노동조합 연맹 등 공산당이 통제하는 기관이 뽑는다.
이후 인민권력국가회의는 내년 2월까지 국가평의회 의원과 의장을 선출한다. 총 609석으로 이뤄진 국가평의회 선거는 내년 2월 24일께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평의회 의원 중 국가 최고 통수권자인 의장이 선출되고, 수석부의장과 각 분야 부의장 5명, 서기 1명 등도 뽑힌다.
차기 국가평의회 의장에는 미겔 디아스카넬(58) 수석부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개혁·개방에 긍정적이며 실용주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디아스카넬은 33세 때인 1993년 공산당에 가입했다.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 2013년 국가평의회 부의장에 임명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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