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기량…세계 스켈레톤에 '윤성빈 시대' 열렸나
월드컵서 연속 우승하며 세계랭킹 단독 1위…'평창 금메달'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최근 들어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넘어서야 한다'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하던 마음속 우상을 어느덧 훌쩍 뛰어넘은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23) 얘기다.
윤성빈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3차 월드컵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1차 시기에서 1위의 스타트 기록(4초52)으로 출발한 윤성빈은 트랙 신기록(51초99)으로 1위에 올랐다.
2차 시기에서는 스타트 기록(4초50)을 더 앞당기며 혀를 내두르게 했고, 역시 1위(52초35)로 피니쉬 시점을 통과했다.
1, 2차 시기 합계 기록은 1분44초34로, 2위를 기록한 러시아의 니키타 트레구보프(1분45초09)보다 0.75초나 앞선다.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스켈레톤에서 이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윤성빈은 1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데 2, 3차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월드컵 금메달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인기 종목이 아니어서 인지도는 덜하지만, 스켈레톤에도 농구의 마이클 조던(미국)이나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같은 스타가 있다.
'스켈레톤 황제'로 불리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가 그 주인공이다.
두쿠르스는 올 시즌 들어 윤성빈의 기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시 두쿠르스'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2차 대회에서 윤성빈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3차 대회에서는 저조한 기록으로 6위에 머물렀다.
나이까지 고려하면 이제 '두쿠르스 시대가 저물고 윤성빈의 시대가 열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차 대회까지 윤성빈과 두쿠르스는 이번 시즌 세계랭킹 공동 1위였지만, 3차 대회 결과 윤성빈이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윤성빈의 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평창올림픽은 내년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다.
외국에서도 어느덧 예사로 승전보를 전해오는 윤성빈이 기세를 잘 이어가 홈 이점까지 잘 살리면 안방에서도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성빈이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는 순간, 세계 스켈레톤에 윤성빈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어진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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