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수험생 30여명 풍랑에 발 묶여…15일 넘도록 집에 못 가
수능 치르고 해병대 청룡회관 나와 포항 호텔서 지내
(포항=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지난 23일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울릉고 수험생, 인솔교사 등 30여명이 파도가 높아 25일까지도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울릉고에 따르면 시험을 치른 3학년 학생 30명가량과 인솔교사 4명이 현재 포항 시내 한 호텔에 머물러 있다.
학생은 처음에 34명이었으나 일부가 포항, 서울 등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 집으로 옮긴 상태다.
이들은 수능시험이 치러진 지난 23일까지 해병대 청룡회관에서 지냈다.
이들은 수능을 앞두고 지난 10일 울릉도에서 배를 타고 포항으로 와 해병대 숙소에서 머물며 막바지 수험 준비를 했다.
그러나 당초 시험일 하루 전인 지난 15일 포항에 지진이 나 시험이 1주일 연기되면서 포항 체류시간도 그만큼 늘어났다.
지난 23일 수능시험이 무사히 끝나 당초보다 1주일 늦어진 귀가를 서둘렀으나 이번엔 동해 파도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귀가하려던 24일 오전부터 동해 파도가 높더니 25일에는 동해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예정된 가운데 1m가 넘는 높은 파도가 일고 있어 포항-울릉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고 있다.
26일까지도 바람이 강하고 바다 물결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여 이들 귀가는 빨라야 27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논술, 면접 등 아직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곧바로 다시 육지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울릉고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바다가 심술을 부려 수험생들을 괴롭혀 왔다"며 "파도가 높아 배가 못 다니면 논술 등에 응시하는 학생들을 해경 경비정이나 심지어 헬기로 실어 날랐는데 올해도 그런 상황이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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