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英, '난항' 브렉시트협상 타개책 논의…돌파구 찾기 실패(종합)
투스크 "내달 회의까지 충분한 진전 가능…아직은 큰 도전"
메이 "매우 긍정적…타결까진 아직 해결할 일 남아 있어"
내달 4일 '융커-메이 회동', 2단계 진입 결정 '최종담판' 될듯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해 EU 회원국 정상들과 잇따라 회동, 난항에 빠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하지만 EU와 영국은 이날 잇단 회동에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협상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날 메이 총리와 EU 지도부의 회동은 메이 총리가 EU와 옛 소련 연방 소속이었던 동유럽 6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메이 총리는 투스크 의장과 회동을 마친 뒤 이날 만남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타결에 이르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남아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계속 협상을 해서 풀어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뤄졌고, 우리가 함께 앞으로 나가기를 바란다는 진정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 총리는 영국의 EU 재정기여금 문제를 비롯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남게 될 EU 회원국 국민 권리, 최근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아일랜드 국경문제 등 모든 주요 문제에 대해 최근 몇 주간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에 대해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은 채 "우리는 같은 열망을 하고 있다. 지금처럼 국경을 넘어서 사람의 이동과 교역이 이뤄지고 사람의 이동이나 교역에 어떤 새로운 장벽을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만 답변했다.
이어 가장 큰 쟁점으로 꼽혀온 영국의 EU 재정기여금 문제에 대해선 "재정문제 해결과 관련해 어떻게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 논의했다"고 전해 회동에서 주로 EU 재정기여금 문제가 거론됐음을 시사했다.
앞서 영국은 그동안 200억 유로(26조 원) 상당으로 제시해온 재정기여금 지급규모를 2배인 400억 유로(52조 원)로 늘려 제안할 수 있음을 내비쳤으나 EU 측은 600억 유로(78조 원)는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EU는 영국의 재정기여금 문제를 미래관계 협상 착수 전에 타결하려고 하지만, 영국 측은 협상 최종단계에 매듭짓겠다는 입장이어서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스크 의장은 메이 총리와 회동을 마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2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협상에 대한 충분한 진전이 가능할 것이나 아직 큰 도전"이라면서 "영국 측으로부터 10일 내에 아일랜드 국경문제를 비롯해 모든 이슈에서 진전을 봐야 한다"고 공은 영국 측에 넘겼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협상에 대해 예전보다 더 확신을 하게 됐다면서도 내달 4일 메이 총리와 자신과의 만찬회동까지는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4일 메이-융커 회동이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해 영국의 EU 탈퇴조건과 함께 무역협정을 비롯해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협상을 진행하는 2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최종담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EU는 내달 14, 15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었는지를 평가한 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미래관계협상을 병행하는 2단계 협상 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EU는 오는 2019년 3월 30일이 영국의 EU 탈퇴 시한이지만 협상을 타결한 뒤 유럽의회와 회원국 비준을 위한 시간을 고려하면 내년 10월까지는 브렉시트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내달 EU 정상회의에서 미래관계에 대해 논하는 브렉시트협상 2단계 진입을 결정하지 못할 경우 협상 시간이 더욱 촉박하게 돼 협상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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