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훈풍 타고 인천 지자체 교류사업 '기지개'
남구 내년 유커 4천명 유치 목표, 중구 해외사무소 관광홍보 '박차'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봉인되고 한중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인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중국교류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인천시 남구는 올해 사드 갈등으로 추진하지 못한 한중 문화교류사업을 재개한다고 24일 밝혔다.
내년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계기로 유커(遊客·중국 관광객) 4천여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남구는 현재 중국 측 관광에이전시와 세부 사업계획 수립하고 있다.
바다와 인접하지 않아 관광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남구는 주안동 미용특화거리와 한국 전통의상 패션쇼 등 '지역 문화콘텐츠'를 내세워 중국과 문화교류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중화미업제일회(미용단체), 중노년문화교류단(공연단체), 중국치파오협회(전통의상단체) 등 2천여 명의 유커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모든 교류사업이 중단됐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한중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구 문화교류사업의 재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봉인되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 내 시선이 매우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중국 에이전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아직 단체관광이 재개되진 않았지만, 내년 중국 춘제부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문화교류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중구도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환추이(環翠)구에 있는 해외사무소를 기반으로 관광·홍보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구는 자매도시인 환추이구와 적극적인 교류를 위해 지난해 2월 해외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지에서 무역투자설명회와 문화교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사드 갈등이 불거지면서 해외사무소의 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다행히 최근 한중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해외사무소 사업들은 다시금 추진력을 얻는 모양새다.
중구는 지난달 웨이하이 국제상품무역박람회에 참가해 월미도·동화마을·차이나타운 등 지역 명소를 홍보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분위기가 반전됐다.
11월 16∼17일 산둥성 지난(濟南)시에서 인천시·인천상공회의소와 함께 진행한 '인천 관광우수상품 합동 상담회'에는 약 20개의 인천기업이 참가해 100여 명의 중국 바이어와 상담을 진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12월 8일에는 환추이구 상천호텔에서 '관광상품 합동설명회'을 열 예정이다. 환추이구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환추이구와 남구의 주요 관광상품을 알리고 상호 관광증진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중구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빚어진 뒤 중국에서 홍보행사를 할 엄두도 못 냈다"며 "최근 화해 무드가 조성돼 교류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점차 중국 측 호응이 높아지고 있어 대규모 유커 유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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