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아닌 지분투자로…10년간 소득 3% 배당해 상환"
기업공개처럼 개인공개로 자금 조달해 학자금 해결
김형태 전 자본시장연구원장 '부채 트릴레마'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다음 경제위기는 학자금 대출에서 온다." 미국 한 이코노미스트가 하는 말이지만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 졸업장이 필수인 한국에서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로 인해 본격적인 취업 시장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을 안고 시작한다.
1천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증가분 절반 이상이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1세 이하 성인남녀 5명 중 1명은 대출을 경험했고 평균 대출액은 1천303만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형태 전 자본시장연구원장(현 글로벌금융혁신연구원장)은 23일 "학자금을 부채가 아닌 학자금 지분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내놓은 자신의 책 '부채 트릴레마'에서 "미래 국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빚 지워 사회에 내보내는 데 기성세대들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이와같이 밝혔다.
현재 학자금 대출은 대출을 받은 뒤 일정 기간 이자를 납부하다 차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이다.
고정적으로 갚아야 하는 이자와 원금이 있다 보니 위험이 큰 창업을 포기하고 정기적으로 월급을 주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게 된다.
결혼을 미루고 일단 학자금 대출 상환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경제 활력은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학자금 지분' 방식이다.
정부나 대학이 청년들 학자금을 지원하면서 대출 방식이 아닌 일종의 지분투자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취업 후 연봉이 3천만원을 넘어가면 그때부터 연 소득 3%를 10년 동안 배당처럼 내는 것이다.
이 경우 10년 동안 배당처럼 갚은 금액이 학자금 대출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 평생 소득이 없어 전혀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좋은 직장에 취직해 원금보다 더 많이 갚는 경우도 있다. 창업을 해서 빌 게이츠나 앨런 머스크처럼 큰 성공을 거두면 지원금의 수십 수백 배를 내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미래 후배들을 위한 학자금 재원으로 활용된다는 보람에 거부감도 적다.
대신 소득 공제 등 혜택을 줄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이 발전하면 기업공개하듯이 미래 소득을 기반으로 개인공개 시장으로 진화할 수 있다.
개인을 지분화해 공개해서 학자금뿐 아니라 주택 구입이나 결혼 자금을 조달하고, 대신 미래 소득 일정 부분을 배당처럼 나눠주는 것이다.
김 원장은 "결론은 부채를 개혁해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빚 없이 대학에 다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며 "학자금 부채는 결국 정부 부담임을 인지하고 정부와 국회가 주도해 학자금 부채 개혁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태 지음. 21세기북스. 360쪽. 2만원.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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