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러 억만장자 의원 탈세 구속수사…외교갈등 비화 조짐
'자산 6조7천억원' 술레이만 케리모프…러 정부·의회 강력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억만장자 의원을 탈세와 돈세탁 혐의로 체포하면서 양국간 외교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인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지난 21일 니스 공항에서 러시아 재벌이자 상원의원인 술레이만 케리모프(51)를 탈세 혐의로 체포하고 정식 수사에 들어갔다.
프랑스 당국은 케리모프가 프랑스 남동부 앙티브에 있는 호화 대저택들을 몰래 사들이고 수천만 유로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돈세탁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모프는 500만 유로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기는 했으나 프랑스 법원은 그에게 여권을 당국에 맡기고 니스가 있는 알프마리팀 도(道)를 떠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러시아 뉴스전문 TV 채널 '로시야 24'는 케리모프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케리모프의 자산 규모는 63억 달러(약 6조9천억원)에 이른다.
케리모프 일가의 주요 자산은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인 '폴류스'로, 현재 그의 아들이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리모프는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 마하치칼라 구단주이기도 하다.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은 그에게 2급 조국 공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케리모프가 체포되자 러시아 정부와 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케리모프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의 합법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프랑스 당국에 항의 서한을 보내 고위 관리로서 케리모프는 해외에서 기소 면책특권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은 이번 체포는 "전례 없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프랑스가 먼저 러시아 사법 당국에 문제를 제기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체포가 "계획된 도발"이 아닌 "오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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