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회삿돈 유용' 혐의 조양호 회장 불구속 송치
계열사 호텔 공사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쓴 혐의…檢, 영장 2차례 돌려보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회삿돈 30억여원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2일 조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 회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월 사이 공사비용 65억∼70억원 가운데 30억원가량을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구속 송치된 한진그룹 건설부문 김모 고문을 포함,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그룹 시설담당 조모 전무까지 모두 4명을 같은 혐의로 기소 의견을 붙여 검찰에 넘겼다.
지난 9월19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경찰은 10월16일 조 회장과 조 전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다음날 경찰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증거와 기록 등을 보완해 지난 2일 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검찰은 "조 회장이 비용 전가 사실을 보고받았거나 알았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해 경찰의 반발을 샀다.
경찰은 그간 확보한 정황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회삿돈이 빼돌려지는 과정에 조 회장이 직접 관여한 혐의가 짙다고 보고 있다. 경찰 수사를 '소명 부족'으로 판단한 검찰이 조 회장을 재판에 넘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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